국내 최초의 공설 해수욕장…부침 딛고 사계절 해변공원으로 재탄생읽음

정치영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지리학전공 교수

(29) 부산 송도해수욕장

1971년, 2022년 부산 송도해수욕장. 셀수스협동조합 제공

1971년, 2022년 부산 송도해수욕장. 셀수스협동조합 제공

송도(松島)라는 이름을 가진 해수욕장은 전국에 여러 곳이 있다. 대표적인 곳을 꼽으면 인천, 부산, 그리고 포항의 송도해수욕장이다. 송도라는 이름은 일제강점기 일본인이 ‘일본삼경(日本三景)’ 중 하나인 미야기현 마쓰시마(松島)의 이름을 따서 소나무 숲이 있는 경치가 아름다운 해변에 붙인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수도권 주민들의 피서지로 인기가 높았던 인천 송도해수욕장은 신도시 건설 등으로 폐장하였다. 포항 송도해수욕장은 주변의 큰 공장으로 인한 오염과 해안 침식으로 그 기능을 거의 잃었다가 최근에 복원되었다.

1913년 개장한 우리나라 최초의 공설 해수욕장인 부산 송도 역시 부침을 겪었다. 송도해수욕장은 부산에 거주하던 일본인을 위한 휴양 시설로 개발되었다. 여름이 되면 송도와 부산 중심지인 남포동을 오가는 배들이 해수욕객을 실어 날랐으며, 일본 요정과 극장이 즐비한 송도 일대는 환락장(歡樂場)으로 바뀐다고 당시 관광안내서는 소개하고 있다.

1971년의 왼쪽 사진은 송도해수욕장 앞에 있는 작은 바위섬인 거북섬의 모습이다. 케이블카 승강장인 높은 건물을 중심으로 음식점이 빼곡히 들어차 있으며, 사람들이 육지와 섬을 잇는 구름다리를 건너는 것을 볼 수 있다. 1960년대 만들어진 케이블카와 구름다리는 피서객뿐 아니라, 많은 신혼 여행객을 송도로 이끈 명물이었다.

1970년대까지 전성기를 구가하던 송도해수욕장은 점차 바닷물의 오염과 백사장 면적의 감소로 관광객의 외면을 받으며 침체를 겪었다. 거북섬의 케이블카는 1987년, 구름다리는 2002년에 철거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러다가 2000년대 이후 대대적인 연안정비사업을 벌여 송도는 사계절 해변 공원으로 재탄생하였다. 2022년의 사진을 보면, 거북섬은 인공구조물이 말끔하게 철거되었고, ‘송도 구름산책로’라는 새로운 연륙교가 만들어져 관광객의 발길이 늘고 있다. 그리고 거북섬 위로는 해상 케이블카가 지나고 있다. 이 케이블카는 송도해수욕장 개장 100주년을 맞아 새롭게 건설되었으며, 남서쪽의 암남공원까지 1.62㎞의 바다 위를 가로질러 운행한다. 최고 높이가 86m에 달해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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