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이 아닌 민생과 경제 국감 되어야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국장

윤석열 정부에서 맞는 첫 국정감사가 4일을 시작으로 오는 24일까지 진행된다. 국정감사는 국회가 행정부를 대상으로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여 문제를 짚고 이를 개선하도록 하는 중요한 권한이자 책무이다. 하지만 기존의 국감 사례를 볼 때 이번에도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과거 사례를 보면, 상당수가 준비 부족으로 과거의 내용을 재탕·삼탕하거나, 듣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막말들이 난무하기도 하며, 국정감사와 무관한 정쟁에 매진한 경우가 많아 ‘최악 국감’ ‘막말 국감’ ‘정책실종·민생외면 국감’ 등의 평가가 많았다. 지금 전 세계적인 물가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후위기 등으로 우리나라 역시 매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민생이 안정되도록 국회가 행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국장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국장

국정감사를 앞두고 시민사회를 포함한 각계각층에서 과제들을 발표했다. 서로 요구하는 과제와 개선방안이 다르지만 공통적인 키워드는 보인다. 바로 ‘경제’와 ‘민생’이다. 지속되어온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와 국내외적인 물가 상승 및 금리 인상으로 우리 경제와 민생은 매우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최근 언론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내용이 장바구니 물가 인상 이야기로 국민들 상당수가 시장이나 마트 가기가 무서울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5년 동안의 국정운영 과제와 경제정책 방향은 민생보다는 재벌과 고소득자, 고자산가를 지원하는 정책들이 대부분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얼마 전 발표한 내년도 세제개편안과 예산안마저 철저히 재벌과 부자들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둔 반면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조세와 예산안은 거의 없었다. 이대로 국정이 이어질 경우 경제양극화와 불평등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국회에서 잘못된 국정은 반드시 고치도록 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해야 한다.

다뤄야 할 많은 경제와 민생 과제들이 있지만 우선 재벌의 경제력 집중 억제와 사익편취 근절, 재벌기업의 경제범죄 및 불공정행위 방지, 공매도 제도 개선, 금융소비자 보호, 농산물 가격 안정과 식량자급률 제고, 장기공공주택 확충 방안을 점검하고 개선토록 해야 한다. 나아가 물가안정 대책, 재벌·대기업과 부자감세, 서민과 취약계층 예산삭감, 부동산 세제 완화, 무분별한 SOC 민영화 및 민자사업 추진 문제를 지적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지금 우리 국민들의 삶은 매우 힘들다. 국정감사에서 정책이 아닌 정쟁과 막말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장면들이 또 등장한다면 국민들은 더 이상 국회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감사를 받는 행정부는 요청받은 자료제출은 물론 국회의원들이 지적한 문제가 있는 정책에 대해서는 개선해야 한다. 국가와 국민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이 부여해준 감사권한을 국회가 제대로 쓰길 바란다.


Today`s HOT
인도네시아 루앙 화산 폭발 시드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검은 리본 전통 의상 입은 야지디 소녀들 한화 류현진 100승 도전
400여년 역사 옛 덴마크 증권거래소 화재 인도 라마 나바미 축제
장학금 요구 시위하는 파라과이 학생들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케냐 의료 종사자들의 임금체불 시위 2024 파리 올림픽 D-100 솔로몬제도 총선 실시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