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참칭 패널, 민주당 흔들다

강병한 정치부 차장

“보수 참칭 패널”이 더불어민주당을 뒤흔들고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달 28일 “10월에 이재명 대표가 사퇴하고 전당대회를 열어 지도부를 새로 뽑는다는 의견에 40명 정도의 의원들이 합의했다. (새 대표로) K의원을 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병한 정치부 차장

강병한 정치부 차장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장 소장은 국민의힘 당직자·보좌관 출신이지만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 일각은 그를 “보수 참칭 패널”이라고 부른다.

이재명 대표 측근과 친명계 인사들은 발끈했다. 지라시, 소설, 공작, 음모라며 일축했다. 그러나 여의도 밑바닥 기류는 달랐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동요했다. 모이기만 하면 ‘이재명 10월 사퇴설’이 최대 화두였다. 사실이다, 친명계 시나리오 중 하나일 뿐이다, 사퇴 후 전당대회로 간다, 아니다, 비상대책위원회로 간다…. 가히 백가쟁명이다. 과연 사실일까. 현재로선 사실이 아니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물론 지켜볼 문제다. 여의도에서는 현재의 가짜뉴스가 결과적으로 미래의 사실이 되는 일도 일어난다.

좀 더 흥미로운 포인트는 다른 데 있다. 명확히 확인된 사실이 없는데도 논란의 열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장 소장도 지난 3일 “일개 평론가가 얘기했다고 민주당이 난리 나고 정치권 관심이 집중되겠냐”고 했다. 왜 “지어낸 이야기”를 하는 “정치평론가의 생계형 몸부림”(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이 정치판을 흔들고 있을까. 왜 “작은 불씨가 초원 하나를 태우”(김준일 뉴스톱 수석에디터)고 있을까. ‘10월 사퇴설’이 굴러가는 힘은 무엇일까.

일차적으로 민주당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꼽힌다. 분위기가 안 좋으면 흉흉한 소문이 득세하는 법이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 가상자산 투자 논란, 쌍방울 대북송금 관련 수사로 당이 어수선하다. 이를 반전하기 위해 구성한 김은경 혁신위원회는 역설적으로 민주당 혁신 필요성만 보여준 채 당의 골칫거리가 됐다.

‘10월 사퇴설’의 가장 큰 동력은 이 대표의 흔들리는 리더십이다. 그는 대선(47.83%)·전당대회(77.77%) 득표율이란 대형 자산을 가지고 지난 1년 동안 정치 전면에 나섰다. 그러나 취임 후 줄곧 검찰이 옭아맨 덫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는 또 다른 사법리스크를 맞이하고 있다. 제1야당 대표에 걸맞은 정치력을 보여준 것도 아니다. 유능한 행정가 신화는 퇴색했다. 유승민 전 의원이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메시지가 더 야당 대표처럼 보일 때가 있다.

장 소장의 주장에 여당도 술렁였다. ‘10월 사퇴설’이 거짓이길 바라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재명 없는 총선을 생각할 수 없다”며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 대표의 진퇴는 여당 지도부 운명과도 연관돼 있다.

그렇기에 ‘10월 사퇴설’은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다. 민주당의 혼란상과 이 대표의 리더십 추락, 그리고 ‘이재명 체제’가 계속되길 바라는 국민의힘의 희망이 묘하게 얽힌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굴러가고, 내일도 굴러갈 것이다. 10월이 지나도 11월 사퇴설, 12월 사퇴설로 계속 변주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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