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잃은 설움을 달래면서 항일 무장투쟁을 하던 독립군의 사기를 북돋우던 군가들은 여럿 있다. 그중에서도 1910년경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독립군가’는 지금 들어도 피가 끓는다. 2005년 ‘광복 60년 독립군가 다시 부르기’ 앨범에 록그룹 크라잉넛이 불러 수록되면서 우리에게도 친숙한 노래다.
“신대한국 독립군의 백만 용사야/ 조국의 부르심을 네가 아느냐/ 삼천리 삼천만의 우리 동포들/ 건질 이 너와 나로다/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독립문의 자유종이 울릴 때까지/ 싸우러 나가자.”
크라잉넛은 그들의 히트곡 ‘말 달리자’ 못지않게 이 노래를 자주 부른다. 만주 벌판을 내달리던 독립군들의 용맹과 뜨거운 조국애가 잘 담겨 있다, 한때는 이 노래를 ‘애국가’로 사용하자는 주장도 있었다.
이 노래의 원곡은 ‘조지아 행진곡’(Marching Through Georgia)이다. ‘할아버지의 시계’로 잘 알려진 작곡가 헨리 클레이 워크가 미국 남북전쟁의 막바지인 1865년 발표했다. 북군의 지휘관 윌리엄 테쿰세 셔먼 장군이 남군을 초토화시킨 ‘바다로의 행군’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군가다.
북군의 승리 이후 이 노래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주로 승전의 역사가 있는 전쟁에서 개사하여 불려졌다. 처음 이 곡을 신흥무관학교에서 개사하여 교가로 사용했고, 1920년 3월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독립선언 기념식에서 채택해 부르기도 했다. 여러 차례 개사된 흔적은 있지만 처음 작사를 한 사람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군번도 계급도 없이 독립투쟁에 앞장섰지만 이름도 없이 스러져간 청춘들을 기려야 할 날에 후손들은 둘로 나뉘어 첨예하게 대립했다. 삼천리 삼천만의 우리 동포들을 건지겠다면서 싸우러 나갔던 분들께 심히 부끄러운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