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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 읽기]제천 화재참사, 여덟 번째 12월21일
    [세상 읽기]제천 화재참사, 여덟 번째 12월21일

    부당한 일을 겪는다고 누구나 저항하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닥쳐올 불이익을 계산하며 억울함을 삼키는 경우가 다반사다. 누구나 적당히 비겁하다는 걸 나는 꽤 뒤늦게서야, 어른이 된 후에 깨달았다. 어린 시절의 나는 손해의 계산을 선순위에 두지 않았고, 그게 일반적이지 않다는 걸 몰랐기 때문이다.내가 졸업한 고등학교는 피멍이 들도록 교사가 학생을 패는 게 일상이었다. 언젠가 나는 머리에 ‘고속도로’를 내고 죽도록 학생을 패는 교사들을 제지하고 언쟁하며 그들에게 대항하기 시작했다. 얼마 안 가, ‘이상한 애’라며 학교에서 고립되고 불이익과 비난이 닥쳐왔다. 무척 억울한 일이었지만, 나를 고립시킨 교사나 친우에 대한 원망은 크지 않았다. 고립된 상황에서 겁이 나 용기 내기를 주저하는 자신을 질책하며 몰아붙이는 데 마음의 대부분을 썼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당시엔 그 누구도, 나 자신마저도 내 편이 되어주지 않았다.하지만 내가 어른이 되고 과거보다 세상이 더 좋아졌대도, 온갖 ...

    12시간 전

  • [정동칼럼]평생 존재 가치 증명하는 사회를 넘어
    [정동칼럼]평생 존재 가치 증명하는 사회를 넘어

    한국 사회는 커다란 역설의 사회다. 한국을 설명하는 열쇠말은 화려하다. 경제적으로 한국은 원조를 받던 가난한 나라에서 출발해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을 동시에 달성한, 이른바 ‘30-50클럽’에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이름을 올리며, 명실상부한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섰다. 문화적 위상 또한 눈부시다. K팝, K드라마, K푸드로 상징되는 한국 문화는 세계 대중문화의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기준이 되었다. 한국 민주주의는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에서 상상하지 못했던 계엄령과 친위 쿠데타를 경험하면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지만, 시민의 놀라운 저항으로 위기를 버텨냈다.하지만 한국의 놀라운 성취 이면에는 복합적인 도전이 켜켜이 쌓여 있다. 한국은 경제성장을 본격화하던 시기에는 비교적 불평등이 완만한 사회였지만, 오늘날에는 소득·자산·주거 불평등이 중첩적으로 작동하는 다중격차 사회로 변모했다. 여러 지표는 한국...

    12시간 전

  • [고규홍의 큰 나무 이야기]공존과 존중으로 이룬 명품 풍경
    [고규홍의 큰 나무 이야기]공존과 존중으로 이룬 명품 풍경

    충청남도 기념물로 지정된 아산 공세리성당 자리는 조선 성종 때인 1478년 부근의 40개 마을에서 농사지은 곡식을 한양으로 옮기기 위해 갈무리해두는 창고가 있던 곳이다. ‘공세(貢稅)곶창’이라는 이름의 창고였다. ‘공세리’라는 마을 이름은 거기서 유래했다. 곡식 창고를 더 굳건히 지키기 위해 성곽처럼 방어시설까지 세웠다고 한다.세월이 흐르며 조운 제도가 약화되자 창고의 쓰임새는 줄어들었고, 자연스레 1865년 공세곶창은 폐지됐다. 그로부터 약 30년 동안 큰 나무들이 지키던 텅 빈 터에 성당이 들어섰다. 목조 건물이던 성당을 지금의 벽돌 성당으로 바꾸어 짓는 대공사를 주도한 건 나중에 부임한 파리 외방전교회 소속의 에밀 드비즈 신부였다. 1922년 완공한 지금의 건물이다. 그때 성당에서 3m쯤 떨어진 자리에는 마을에서 당산제를 지내던 ‘당산나무’가 있었다. 서구 종교와 부딪칠 수 있는 토착 신앙의 상징인 당산나무를 드비즈 신부는 성당 한가운데로 옮기는 대공사를 감행...

    12시간 전

  • [기자칼럼]서울, 쓰레기 처리는 셀프입니다
    [기자칼럼]서울, 쓰레기 처리는 셀프입니다

    “인구 밀집 지역이라 원자력발전소 입지로 적합하지 않다. 인구 밀집 지역은 사고 시 대피가 어렵고…” 2012년 부산 기장 고리1호기 사고 관련 기자회견에서 당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은 수도권에 원전을 세우면 안 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동남권 주민들은 ‘우리는 위험해도 괜찮다는 말이냐’며 반발했지만 그뿐이었다.대한민국 원전은 모두 비수도권에 있다. 경북과 전남, 울산, 부산 지역 주민들은 위험을 감내하며 전기를 만들고 그렇게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낸다. 올해 1~7월 기준 전국 17개 시도 중 전력 자급률이 가장 높은 곳은 월성원전이 있는 경북(262.6%)이다. 반면 전국 전력량의 9%를 소비하는 서울의 전력 자급률은 7.5%에 그친다. 앞으로 수도권에 들어설 데이터센터를 감안하면 지역은 더 많은 전기를 올려 보내야 하고, 전기를 실어 나를 초고압 송전탑과 송전선을 지역에 더 만들어야 한다.전기와 반대로 쓰레기는 지역에 몰린다. 충북 청주 북이면에...

    12시간 전

  • [생각그림]만화 속 주인공
    [생각그림]만화 속 주인공

    만화 속 주인공처럼 초능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을 마음대로 조정하는 능력,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능력, 어디든 갈 수 있는 공간이동 능력, 힘 세고 절대 다치지 않는 능력. 만약 저런 초능력들이 나에게 있다면, 세상 살기 너무 편하고 재미있을 거 같습니다.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온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러나 무능력한 현실 속 주인공은 조그마한 화면으로 이런저런 만화들을 보며 소중한 시간만 낭비하고 있습니다.

    12시간 전

  • [하승우의 풀뿌리]부패의 고리 끊어야 내란이 끝난다
    [하승우의 풀뿌리]부패의 고리 끊어야 내란이 끝난다

    지난 12월9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반부패의날’이었다. 이날을 맞아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8년 동안 약 6000억원의 인건비를 과다 편성했던 공공기관들을 적발해 감독기관에 감사를 요구했다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내 편 봐주기가 일상화된 관료조직에서 적발된 기관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을지 의문이다. 또 현재 위원장이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된 상태라 국민권익위는 반부패기관으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내란의 원인도 부패였다행정기관의 사무와 공무원의 직무, 그 회계사무를 감찰하는 헌법기관인 감사원의 상황도 비슷하다. 감사원은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스스로 포기하고 감사권을 남용해 감사 결과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으며 기관의 정당성이 부정되었다. 운영쇄신TF가 발족해서 활동했지만 자신들의 업무추진비조차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감사원이 쇄신을 스스로 할 수 있을까? 시민들이 최근 5년간 어렵게 3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청구한 국민감사 120건 중 11.6%인 ...

    12시간 전

  • [기고]외교부, ‘제2워킹그룹’ 망령을 당장 걷어치워라
    [기고]외교부, ‘제2워킹그룹’ 망령을 당장 걷어치워라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지만, 작금의 한반도 외교에서 되풀이되는 것은 비극도 희극도 아닌 구조적 실패다. 최근 외교부와 주한 미국대사관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한·미 대북정책 정례 협의체’는 실패의 전형을 다시 불러내고 있다. 공조와 조율을 말하지만 실체는 2018년 남북관계를 사실상 미국의 사전 승인제에 가두었던 한·미 워킹그룹의 망령에 가깝다. 이재명 정부가 천명한 ‘국민주권 대북정책’은 대북정책의 출발점을 워싱턴이 아닌 서울에 두겠다는 주권 회복의 약속이었다. 그러나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아 외교부가 통일부를 우회해 미국과 별도의 정례 협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은 이를 정면 위배하는 행위다. 외교부는 미국 국무부의 ‘용산 출장소’가 아니다.첫째, 협의체는 정부조직법을 무력화하는 명백한 월권이다. 법률은 통일부를 남북관계와 대북정책의 주무 부처로 규정하고 있다. 외교부의 역할은 북핵 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외교적 지원에 한정된다. 그럼에도 외교부가 대북정책 전...

    12시간 전

  • [직설]쿠팡에서 유출되어야 할 정보
    [직설]쿠팡에서 유출되어야 할 정보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책임을 지고 박대준 대표가 사임했다. 그러나 국민이 아는 쿠팡 최고책임자는 쿠팡Inc 김범석 의장이다. 김 의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있고 국회 청문회도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김범석은 2015년에도 농구를 하다 아킬레스건을 다쳤다는 이유로 청문회 출석을 거부했다. 2021년 6월17일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소방관이 사망하자 김범석은 곧바로 쿠팡 한국 법인의 의장직과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당일배송보다 빠른 당일도망이었다.김범석의 무책임한 태도는 이번에도 반복됐고 분노한 소비자들이 쿠팡을 탈퇴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한국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해 한국인들이 쿠팡을 계속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337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에서 보듯 대부분의 국민들이 쿠팡에 의존해 살고 있고 수많은 노동자가 쿠팡에서 일하고 있다. 쿠팡이 창출한 서비스와 부는 김범석이 아니라 수많은 노동자와 이용자가 만들었...

    12시간 전

  • [김윤철의 알고 싶은 정치]민주주의 성공신화의 허구성과 극우
    [김윤철의 알고 싶은 정치]민주주의 성공신화의 허구성과 극우

    노동에 대한 배제는 극우의 귀환을 용이하게 하고 평등이라는 가치의 중요성마저 삭제한다. 우린 노동을‘피해대중’으로 보는 데서 민주주의를 탄탄하게 만들 주역으로 나설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 성공신화를 실질화하는 한편 극우를 퇴치할 방도임을 알려주는 것으로 더 나아가야 한다.문재인 정권 때 세계에 자랑할 만한 민주주의를 이뤘다는 것을 핵심 의미로 삼는 ‘K민주주의’론이 유행했다. 대통령 권력을 사유화한 박근혜 정권을 시민의 힘으로 평화적으로 그리고 헌법적 절차에 따라 조기 퇴진시켰다는 ‘촛불혁명’을 겪으며 나온 담론이다. 최근에는 윤석열 정권을 같은 방식으로 퇴출시킨 ‘빛의 혁명’을 거치며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하지만 물어야 한다. 혁명에도 불구하고 12·3 불법계엄 사태를 저지른 윤석열 같은 극우지향적 정권은 어떻게 등장할 수 있었으며, 그의 퇴출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의 극우화와 친윤계의 당내 주도권 유지, 탄핵 결정에 대한 불복, 내란 처...

    13시간 전

  • [이기수 칼럼] 헌정·민주·민생의 흑역사, ‘용산시대’가 저문다
    [이기수 칼럼] 헌정·민주·민생의 흑역사, ‘용산시대’가 저문다

    1주일째다. 대통령실이 청와대로 이사 중이다. 비서실·브리핑룸은 성탄절, 대통령 관저는 설 전까지 옮긴단다. 2022년 5월, 윤석열이 용산 국방부에 집무실을 터 잡은 지 3년7개월 만이다. “구중궁궐 벗어나 국민과 더 소통하겠다.” 다 본 대로, 그 말은 식언이 됐다. 북악산 자락에 돌아간 대통령실은 한 시대의 종언을 뜻한다. 머잖아 ‘BH’(Blue House)로, ‘청(靑)’으로 다시 불릴 게다. 역사는 저 용산시대를 뭐라 적을까.난세다. 저토록 술·욕설·무속에 전 대통령이 없었다. 이념을 국가지향점 삼고, 검찰권·감사권을 저리 사유화하고, 비상대권을 2년 넘게 벼른 ‘반헌법·반민주’ 대통령도 없었다. “오직 국민 뜻에 따르겠다.”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 “정부 잘못은 솔직하게 고백하겠다.” 실소(失笑) 터지지만, 집권 첫날 윤석열이 한 말이다. 바로, 김건희는 대통령놀이를 시작했다. 취임식에 위법자들(도이치모터스·통...

    13시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