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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일의 좋은 정부 만들기]기획예산처의 역사, 그리고 앞으로의 기대
    [김태일의 좋은 정부 만들기]기획예산처의 역사, 그리고 앞으로의 기대

    우여곡절 끝에 기획예산처가 출범한 지 100일이 지났고, 초대 장관이 임명된 지는 한 달이 지났다. 기존 기획재정부가 둘로 쪼개지면서 재정경제부와 함께 탄생한 조직이다. 기획예산처라는 이름이 보여주듯 국가 발전 전략 기획과 예산 편성을 맡는다. 기획예산처 업무 중 기획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재정·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재정경제부 업무는 대체로 현안에 대응하는 것이다.현안 대응과 미래 준비를 한 부처에 둘지, 분리할지는 행정조직 분야에서 오래된 논쟁 중 하나이다. 둘이 한 부처 내에 있으면 현안 대응에 치우치기 마련이다. 당장 급한 일부터 처리하다 보면, 앞날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한편, 기획이 실행력을 지니려면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래서 미래 준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기획과 재정·경제 현안 대응은 분리하고, 예산은 기획과 함께 두는 게 좋다.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정부조직 편제를 보면, 기획·...

    2026.04.23 20:10

  • [김경의 별잇기 예술여행]데이미언 허스트 전시에 왜 뒤샹이지?
    [김경의 별잇기 예술여행]데이미언 허스트 전시에 왜 뒤샹이지?

    잘 그리는 것보다 중요한 건 환영 만들기다. 예술에서 환영 만들기는, 화가가 던진 미끼를 관객이 덥석 물어서 자기 마음속에서 형상을 완성하게 만드는 ‘심리 게임’에 가깝다고 곰브리치는 말했다. 장담하건대, 데이미언 허스트 역시 곰브리치의 <예술과 환영>을 읽었을 것이다. 그리고 수족관 속 박제 상어나 ‘다이아몬드 해골’ 작품 앞에서 결국 셀카를 찍는 사람들을 보며, 승리감에 웃었을 것 같다. “보라, ‘욕하면서도 보게 만드는 것, 그것이 허스트의 진짜 마법’이라고 했지?”라면서.먼저 선언한다. 나는 그 ‘마법의 환영 만들기’에 동원되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다. 나는 이번 전시를 직접 보지 않고 비평하기로 한다. 누군가는 주제넘게 오만하다고 할지 모르나, 허스트의 예술이 ‘삶과 죽음의 문제를 화려한 전리품’으로 만드는 이미지의 범람이자 지각의 기만이라면, 그 현장 점유조차 그가 설계한 ‘구경꾼의 몫’에 포섭되는 일이기 때문이다.대신 나는 내 마음속에, 내...

    2026.04.23 20:08

  • [정지아의 선물]발 매트와 액상 프림
    [정지아의 선물]발 매트와 액상 프림

    그 아이를 처음 만난 건 2003년이었다. 새내기였던 아이는 강의가 끝나면 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는 주로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는지, 자기 문장에 문제는 없는지, 매번 소설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마흔이 코앞이었는데도 그때의 나는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법을 알지 못했고, 그래서 다가오는 사람들이 불편했다. 친한 사람에게 먼저 전화해서 안부를 물어본 적도 없었다. 나중에야 깨달았다. 빨갱이의 딸이라는 주홍글씨 때문에 어린 나이부터 나를 드러내지 않는 법을 익혔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제대로 된 관계를 맺을 수는 없는 법이라 관계에 서툰 사람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어떤 상처가 남긴 흔적은 이렇게나 뿌리 깊어 삶 전체를 뒤흔들고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 마흔의 나는 그런 결핍이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으므로 당연히 오만했다.아이는 내가 계속 거리를 두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이건 그때의 내 생각일 뿐이다. 나중에 보니 아이는 다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제 딴...

    2026.04.23 20:06

  • [사유와 성찰]짜증도 잘 풀어야 건강해집니다
    [사유와 성찰]짜증도 잘 풀어야 건강해집니다

    복음을 읽다 보면 나자로가 아주 행복한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죽었을 때 온 동네 사람들이 슬퍼할 뿐 아니라 예수님까지 눈물을 보이실 만큼 애정을 듬뿍 받았기 때문이다. 내가 죽으면 몇명의 사람들이 슬퍼할까? 모쪼록 성당 식구들과 가족은 슬퍼해주기를 기대해본다.복음에 특별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평범한 인물이었을 나자로가 그토록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평범한 인생을 살아도 주위의 사랑을 받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준다는 것이다. 반면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이들도 있다. 신경질이 많고 짜증을 잘 내는 까칠한 사람들이다.신경질은 신경 쓸 일을 스스로 사서 만드는 바람에 생긴다. 신경을 쓰는 것에는 한도가 있다. 그 한도를 넘어서면 정신적으로 마비가 와서 자신의 상태를 통제하기 어려워 신경질을 부리게 된다. 따라서 신경질을 안 내려면 신경 쓸 일을 줄이면 된다. 그런데 이게 잘 안된다. 다른 사람이 하는 일은 믿을 수가 없어...

    2026.04.23 20:05

  • [기고]에너지 위기, 전환의 동력으로 삼을 때
    [기고]에너지 위기, 전환의 동력으로 삼을 때

    미국과 이란 전쟁이 장기화되며 피해는 전장을 넘어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직접적인 문제는 유가의 불안정성이다. 원유와 가스의 주요 생산지이자 지정학적인 요충지에서 벌어진 이번 전쟁은 현대사회의 정치·경제적 안보 근간을 흔들고 있다.하지만 이러한 위기는 우리에게 결코 낯설지 않다. 중동의 평화가 흔들릴 때마다 유가 급등과 경제 충격은 반복됐다. 정부는 비축유 방출과 수입처 다변화, 심지어 석탄발전 일시 확대라는 고육책까지 동원해 대응하고 있다. 비상 대응은 필수적이나, 급한 불을 끈 이후 원인을 분석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위기는 지나가도 리스크는 그대로 남는다.우리가 지금 겪는 에너지 불안과 원자재 수급 문제, 공급망 충격은 모두 화석연료 의존 구조가 가진 본질적인 취약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원유 의존 구조는 에너지 문제를 넘어 플라스틱 원료, 물류, 식품 등 실물 경제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되고 있다. 지금의 위기는 전쟁으로 인해 드러난...

    2026.04.23 20:05

  • [에디터의 창]‘딸깍, 노동’ 시대의 해일을 함께 헤쳐 나가려면
    [에디터의 창]‘딸깍, 노동’ 시대의 해일을 함께 헤쳐 나가려면

    나는 운이 좋았다. 1990년대 초 고등학교 졸업 직전 대학입시를 한번에 끝낸 친구들이 향한 곳은 종로2가, 그렇지 못한 친구들이 향한 곳은 노량진이었다. 당시 종로2가엔 컴퓨터학원이, 노량진엔 재수학원이 많았다. 나는 종로2가 그룹에 속했다. 형편이 되는 집은 이미 컴퓨터를 들였던 시절이지만, 서울 변두리 우리 학교에서 집에 컴퓨터가 있는 애는 한 반에 한두명이나 됐을까.과거 타자학원이었다는 컴퓨터학원에 가서 4주 속성반에 등록했다. 강사는 자판부터 익히게 했다. 이어 MS-DOS의 기본 개념과 명령어를 가르쳤다. 그래픽 기반 운영체제인 ‘윈도우’가 이미 출시된 터라 MS-DOS에 관한 지식은 쓸모없게 됐지만, 키보드 활용 기술은 평생 써먹을 밑천이 됐다.2000년대 초 신문사에 입사한 뒤 알게 됐다. 원고지에 기사를 쓰던 시절 입사한 선배들도 나와 엇비슷한 시기 키보드를 익히고 컴퓨터를 배우느라 밤잠까지 줄여야 했다는 사실을. 신문사에 ‘문선’이니 ‘조판’이니 하는...

    2026.04.23 20:02

  • [녹색세상]중동전쟁과 에너지 정책 전환
    [녹색세상]중동전쟁과 에너지 정책 전환

    단기간에 끝날 줄 알았던 중동전쟁이 끝을 알 수 없는 상태로 지속되고 있다. 19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이 있었다. 제4차 중동전쟁으로 인한 산유국들의 석유무기화와 이란혁명이 주요 원인이었다. 약 50년 만에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에너지 다소비국가이지만 필요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원유 수입의 중동 의존도가 70% 내외로 압도적으로 높아 중동전쟁의 영향이 다른 나라보다 심각하다. 또한 석유화학, 철강, 반도체 등 에너지를 대량 소비하는 제조업이 국가 경제를 견인하고 있어, 유가 상승은 곧바로 기업의 원가 부담 증가와 국가 무역수지 악화,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직결되고 있다.에너지 문제의 구조적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정책 전환이 필수적이다. 우리 정부는 이미 중동에 집중된 화석연료 도입처를 러시아, 미국, 카자흐스탄 등으로 다변화하여 지정학적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산...

    2026.04.23 20:01

  • [이갑수의 일생의 일상]야성이 부르는 소리 앞에서 멈춘 늑구
    [이갑수의 일생의 일상]야성이 부르는 소리 앞에서 멈춘 늑구

    산에 갈 때, 내친김에 이대로 그냥 여기에 꽂힐까. 더러 마음먹어 보지만 아직 멀었다. 사납게 돌아다녀도 다 붙들지 못한 욕망. 그야말로 내 안에 내가 너무나 많다. 낙엽 밟는 소리. 삐그덕삐그덕, 나무가 야윈 팔 뻗어 하늘문 열려는 소리. 그 날카로운 소리 사이를 헤치고 깊숙이 들어간다. 내가 내는 소리. 내가 풍기는 냄새. 나도 모르게 우르르 골짜기로 떼 지어 몰려간다. 그러다가 저 멀리 깊은 곳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귀에 익은 귀여운 새소리가 아니었다. 우우우, 한바탕 맞붙으면 꼼짝없이 당할 어느 짐승의 울음.마산 의림사 계곡. 아직 겨울의 냉기가 산을 휘감고 있었다. 인곡 저수지 지나 한참을 올라갔다. 거친 숨과 발자국 소리에 짐승도 간헐적인 울음으로 맞대응했다. 조금 쫄았던가. 그건 멧돼지의 경계신호임이 분명했다. 우리 영역을 함부로 침범하지 말라는 경고. 여기 있는 금쪽같은 새끼가 다치면 나도 나를 어쩌지 못하니 서로 부딪치지 맙시다, 타협의 소리. 너희를 해코...

    2026.04.23 20:01

  • [세상 읽기]미래와 현재를 구하는 숙의민주주의
    [세상 읽기]미래와 현재를 구하는 숙의민주주의

    미래세대는 어떻게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을까. 짧지 않은 국회 기후특위 산하 ‘기후위기 대응 방안에 대한 공론화위원회’ 활동 중에 가장 큰 고민은 미래세대의 참여였다. 기후위기는 미래세대의 당면과제다. 어른의 시각과 현재의 기준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지만 정작 미래세대는 정책 결정에서 제외돼 있다.헌법재판소도 같은 판단으로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을 헌법불합치(2024년 8월29일)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미래에 과중한 부담을 이전하지 않는 방식’을 말하며, ‘미래세대는 기후위기의 영향에 더 크게 노출될 것임에도 현재의 민주적 정치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제약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헌법재판소의 결정은 현재가 미래를 구할 방법을 제시했다고 믿었다. 공론화위원회는 그 방법을 구체화하는 수단으로서 최선을 다해야 했다. 투표권이 없는 미래세대의 의견을 어떠한 과정을 통해 얼마나 반영할 수 있을지에 집중했고, 그 결과 기존 공론화조사 방식과 다른 차별화를 시도했다....

    2026.04.23 19:58

  • [정동칼럼]‘셀럽 정치’ 이젠 끝내자
    [정동칼럼]‘셀럽 정치’ 이젠 끝내자

    아직 공개되지도 않은 인공지능(AI), 미국 앤트로픽의 미토스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초강력 AI 모델 ‘클로드 미토스 프리뷰’가 수천개의 제로데이 취약점을 초고속 탐지 능력이 드러나자, 일반 공개는 전면 보류됐다. 이 모델이 실제로 활용될 경우, 미국 금융 시스템이 민간 기업의 제품에 의해 송두리째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미 당국을 비롯해 빅테크·금융권·국방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간 긴장 관계를 구축하던 분위기였지만, 이제 조국과 인류의 미래를 우려하기 시작했다. 중동은 이란 전쟁의 화마 속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경제적 파국을 목도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와 대만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은 ‘지구촌’이라는 낭만적 표현을 삭제한 지 오래다. 문명사적 전환기와 세계 곳곳이 사실상 전시 상황으로 치닫는 ‘제3차 세계대전의 초입’이라는 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의 정치는 어디에 서 있는가.참담하게도 정치의 중심부에는 국가의 운명이나 공동체의 생존...

    2026.04.23 1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