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강준만의 화이부동]왜 진보는 대기업 정규직만 챙기는가
    강준만의 화이부동

    왜 진보는 대기업 정규직만 챙기는가

    “언제나 평등하지 않은 세상을 꿈꾸는 당신에게 바칩니다.” 2년 전에 나온 어느 최고급 아파트의 분양 광고 문구다. 이 광고엔 ‘천민자본주의’ ‘물질 만능주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지만, 그런 비판을 한 사람들은 언제나 평등한 세상을 원한다는 것인지 그게 궁금하다.미국의 진보적 작가이자 사회운동가인 에릭 호퍼는 “우리는 주로 자신이 우위에 설 희망이 없는 문제에서 평등을 주장한다”고 했다. “누군가가 절대적 평등을 내세우는 분야는 자신이 절실히 원하지만 가질 수 없음을 알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에 공산주의자란 좌절한 자본주의자라는 것이 드러난다”는 것이다.오스트리아 사회학자 라우라 비스뵈크는 <내 안의 차별주의자: 보통사람들의 욕망에 숨어든 차별적 시선>이란 책에서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등을 원하지 않는다”며 “스스로의 ‘개방성’과 ‘관용’ 점수를 엄청나게 높게 주면서도, 아니 오히려 그렇다고 믿기에 더욱 상대와 나를 구분하고 경계 지...
  •  [세상 읽기]트럼프의 작전통제권 반환
    세상 읽기

    트럼프의 작전통제권 반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50일이 지났다. 작년 11월, 이 지면에서 썼듯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 대신, 안보 문제에 대한 치밀한 대비가 필요하다.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에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일률적으로 10% 또는 20%의 ‘보편관세’라는 것을 매기겠다고 공언했으나, 없던 이야기가 되었다. 전 세계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의 계획도 실현성이 없다. 반도체 무관세 국제 무역이야말로 미국 경제에 핵심적 이익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트럼프는 지난 7일 멕시코와 캐나다의 모든 제품에 부과하려던 25% 관세를 불과 며칠 만에 번복해 호주머니 속으로 집어넣어야 했다.반복하지만, 트럼프의 관세를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 멕시코 사례가 중요하다. 차분하게, 트럼프가 멕시코와 어떤 수준에서 결과를 만들어내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한국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멕시코로부터 미국으로 밀수되다 압수된 펜타닐...
  •  [정동칼럼]행정통합이 아니라 읍면 자치를
    정동칼럼

    행정통합이 아니라 읍면 자치를

    작년 12월3일 이후 워낙 충격적인 일들이 많다 보니 국가적인 뉴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그 와중에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추진되고 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충남과 대전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2026년 6월까지 통합을 완료하겠다는데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고 추진하는 것인지 의문이다.이뿐만이 아니다. 대구와 경북도 통합을 추진한다고 한다. 그러나 경북 북부지역에서는 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통합이 되면 경북 북부지역은 더욱 소외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이다. 전북에서는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 문제로 논란이 크다. 완주군의회가 반대하는 등 완주 쪽에서는 반대 의견이 강한데 전북도와 전주시가 밀어붙이는 모양새이다.이렇게 행정통합을 밀어붙이는 명분은 ‘수도권 일극 집중 대응’이다. 수도권 일극 집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몸집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구·경북이 통합한다고 해서 수도권 일극 집중이 완화될까? 대구...
  •  [생각그림]배영
    생각그림

    배영

    물 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봅니다. 온몸에 힘을 빼고 한숨 크게 들이쉬며 흔들리는 물결에 내 몸을 맡겨 봅니다. 찰랑거리는 물방울들이 내 귓가에서 속삭이고, 내 볼에서 춤을 춥니다. 귀엽게 떠 있는 뭉게구름은 하늘을 더 높고 파랗게 만들어 줍니다. 물결 따라 흔들거리는 나의 몸과 마음을 느껴보며, 조금씩 팔다리를 흔들어 서서히 움직여 봅니다. 내 손가락 발가락 사이로 흐르는 물을 느끼면서, 앞으로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 봅니다.
  •  [기고]헌법 틀 밖에서, 비상계엄으로 초래한 재앙과 트라우마
    기고

    헌법 틀 밖에서, 비상계엄으로 초래한 재앙과 트라우마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곧 나올 것 같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을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라고 주장했다.윤 대통령 본인이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의 주도적 실행자라는 것이 더욱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드러났다. 헌법과 계엄법을 위배한 정도가 중대함은 다툼의 여지가 없다. 지금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대외적 주권 행사의 제약과 국민의 고통이 이를 대변한다.비상계엄에 대한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려는 윤 대통령의 의도와 의지는 확실했다. 그 긴급한 상황에서 의사정족수가 찰 때까지 기다렸다. 국무위원들은 경제적·외교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대통령은 국가가 비상상황이고 비상조치가 필요함을 설명했다고 한다. 주로 절차적 측면에서, 총리는 그것을 국무회의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고, 대다수 국무위원은 국무회의로 볼 수 없다고 했다. 국무회의 자체가 없었다고 하기는 무리이지만, 하자 있는 불완전한 국무회의 심의였다....
  •  [공감+]놔두시라, 몫 없는 이들의 몫
    공감+

    놔두시라, 몫 없는 이들의 몫

    지난달 19일 문화체육관광부는 ‘5개 국립예술단체 통합안’을 발표했다. 각 영역별로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 운영하던 단체들을 하나로 통합한다는 것이다. 대상은 국립오페라단(1962년), 국립발레단(1974년 국립무용단에서 분리 독립), 국립합창단(1973년),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1985년 사설로 창단, 2001년 문체부 산하 재단법인으로 변경, 2022년 국립교향악단으로 명칭 변경), 국립현대무용단(2010년)이다.국립예술단체들은 각기 다른 형태로 예술적 임무를 수행해왔다. 각 단체의 운영과 단체장 임명, 사회적 역할 이행 관련 문제들이 끊임없이 예술 현장으로부터 제기되어 왔지만,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들은 묻혔다. 이제 각 단체의 필요 여부를 포함해 단체들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활동할 것인지, 고질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논의할 때다.그러나 그것은 예술가와 국민, 즉 주체들의 몫이다. 예술가와 국민의 의견 수렴과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통해 논의해야 할 사안...
  •  [양승훈의 인터페이싱]체제 부수기와 체제 회복하기
    양승훈의 인터페이싱

    체제 부수기와 체제 회복하기

    “부수는 건 쉽지만 다시 세우는 건 어렵다.” 최근에 자꾸 곱씹는 말이다. 미국에선 21세기 내내 제조업 일자리가 화두였다. 민주당 바이든 정권 4년간 국내 제조업 투자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반도체법 등에 의해 촉진돼 2024년에는 분기당 1500억달러까지 올라갔다. 오바마 정권 1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제조업 투자가 주춤했지만, 2기에는 4년간 투자가 늘어났다. 고용 관점에서도 오바마 정권 8년간 100만명, 바이든 정권 4년간 70만명이 늘어났다. 투자와 고용 실적이 나쁘지 않았지만, ‘러스트 벨트’로 대표되는 산업도시의 주민들은 ‘정권심판론’을 지지했고 도널드 트럼프를 뽑았다. 고용의 질은 인플레이션이나 산업전환이 주는 충격을 흡수하지 못했다.‘신뢰’ 부쉈다 복원하는 일 쉽지 않아최근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 역시 1기부터 꾸준히 관세를 무기로 해외의 기업들에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 압박하지만, 공장을 짓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만은 아니다. 공급망 기...
  •  [양권모 칼럼]이재명이 압도적으로 이기려면
    양권모 칼럼

    이재명이 압도적으로 이기려면

    석방된 ‘윤석열’이 분분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지만, 어차피 강력한 ‘이재명의 시간’이 온다. 형사재판 절차상의 구속 취소와 위헌 여부를 다투는 탄핵심판은 완전 별개다. 비상계엄이 헌법상 실체적, 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윤석열은 복귀하지 못할 것이다. 그날 무장한 계엄군이 국회를 침탈하는 현장을 온 국민이 지켜봤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파면’ 이외의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윤석열 탄핵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의 절대 상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이재명 대통령’을 승인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대선이 될 거란 얘기다. ‘자유의 몸’이 된 윤석열은 ‘이재명의 시간’을 더욱 두텁게 해줄 존재다. 파면되어 옥중의 윤석열이 사라졌다면 온전히 ‘이재명의 정치’가 절대평가를 받게 됐을 것이다. ‘이재명이 집권하면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가?’ 초반부터 검증받게 될 터였다. 그런데 감옥에서 풀려난 윤석열이 정치무대로 돌아오면서 ‘이재명 저울’이 희석될 판이...
  • 이선의 인물과 식물

    허균과 방풍

    요즘은 TV 오락 프로그램에도 온통 전쟁 모드다. 춤과 노래 경연은 물론 퇴역 군인들의 힘겨루기와 요리사들의 대결까지 격렬한 전투다. 음악으로, 힘으로, 또는 맛으로 상대방을 꺾고 올라가 깃발을 쟁취해야만 한다. 그중 요리 경연은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데다, 불과 칼을 다루는 종목이다 보니 더욱 치열하고 살벌하다. 그러나 그 결과물에는 모두 환호한다. 이름이 오르내린 식당 앞에 새벽부터 장사진을 이룬 손님들이 이를 증명한다.어느 한 민족의 문화에서 음식만큼 대표성을 띠는 것도 없다. 문화이기 전에 생존과 직결되니 가장 본질적이다. 흔히 의식주라고 하지만, 그 중요도로 치자면 북한식 용어인 ‘식의주’에 동의할 분들도 많을 것이다.<홍길동전>의 저자로 알려진 허균도 같은 생각이었다. ‘먹는 것과 성욕은 본능이고, 더구나 먹는 것은 생명과 관련된 것’이라 했던 그가 귀양 가서도 잊지 못했던 것 역시 예전에 먹었던 맛난 음식이었다. 그가 유배지에서 쓴 글...
  •  [정수종의 기후변화 이야기]트럼프2.0 시대의 기후위기 대응 전략
    정수종의 기후변화 이야기

    트럼프2.0 시대의 기후위기 대응 전략

    트럼프2.0 시대가 되면서 기후변화와 관련된 일들이 축소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해외오염관세법처럼 자국 산업 보호 제도로 우리를 압박하는 것이다미국의 역내 산업 보호가오히려 역외 국가들의 환경규제가 될 수 있다트럼프가 뭐라고 말하든 우리는 우리가 하던 대로 기후위기 대응 전략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또한 기후테크와 같은 미래 기술 투자·선점으로포스트 트럼프 시대를 이끌 힘을 키워야 한다요즘 뉴스를 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가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하루가 멀다고 예측하기 힘든 정책을 쏟아내니 말이다. 오늘은 또 무슨 소리를 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난 어릴 때부터 ‘트럼프 카드’ 게임을 좋아해 트럼프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다. 아마 많은 분이 알고 있겠지만 트럼프 카드는 원래 카드 게임에서 특정 슈트나 카드가 가장 우위를 가진다는 개념에서 유래했다. 이후 트럼프라는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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