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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택근의 묵언]“살려주세요”
    [김택근의 묵언]“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한마디에 정국이 얼어붙었다. 민주화를 이뤘다는 대명천지에 돈 공천이라니, 도대체 누가 의원 강선우를 살려줬는가. 흔히 보수는 부패로,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속설이 이 땅에서는 멀리서 개가 짖는 소리에 불과하다. 돈 앞에서는 진보도 보수도 없다. 그 당이 저 당이고, 그자가 저자이다. “수사 중이니 결과를 지켜보자” “개인의 일탈이다” “억울할 테니 소명할 기회를 주자”. 윤석열 정부에서 지겹게 들었던 말들이 요즘 더불어민주당에서 튀어나온다.새 정부의 장관이 될 뻔했던 강선우, 대통령의 후광으로 집권당 원내대표직을 움켜쥔 김병기. 대통령이 믿고 챙긴 이들이 저토록 망가졌는데 다른 의원이라고 멀쩡할까. 다른 공복이라고 깨끗할까. 단언컨대 우리 정치는 낡았고, 정치인은 부패했다. 1987년의 헌법체제로는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을 막을 수 없고, 그래서 정치판에는 그들만의 비리가 속출하고 있다. 거기에 여야 의원들은 불법을 저지르고도 자기들만의...

    2026.01.06 20:05

  • [특파원 칼럼]왜 매번 트럼프 예측에 실패할까
    [특파원 칼럼]왜 매번 트럼프 예측에 실패할까

    이번에도 ‘설마’가 사람을 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리브해에 전개해 놓은 전략자산들을 두 눈으로 보고서도, 설마 미군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납치·생포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란 핵시설 폭격부터 베네수엘라 사태까지, 왜 우리는 매번 트럼프를 예측하는 데 실패하고 마는 것일까. 군사전문매체 ‘워온더락’ 설립자인 라이언 에번스가 분석한 몇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첫째, 트럼프를 너무 쉽게 ‘○○주의자’로 분류하려는 습성이다. 에번스는 전문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고립주의자, 잭슨주의자처럼 익숙한 전략적 범주에 꿰맞추려는 성향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한 범주는 세상을 보다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준다. 현실주의자는 정권교체를 피하려 하고, 잭슨주의자는 보복을 하지만 개입은 하지 않으며, 고립주의자는 새로운 책임을 떠맡으려 하지 않는다는 식이다. 하지만 그러한 틀로 트럼프의 행동을 읽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일수록, 그를 예측하는 데 실패할 가능성이 커...

    2026.01.06 20:04

  • [송두율 칼럼]새해 정담 : 정치적 결단에 대하여
    [송두율 칼럼]새해 정담 : 정치적 결단에 대하여

    한반도에 있어서 결단의 순간이란 전쟁과 평화 중 하나를 택하라는 도식적 선택이 아니다 그것은 ‘이 체제, 이 분단, 이 긴장은 과연 우리 의지인가’란 질문을 공적으로 제기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민주주의는 위험한 자유다. 한반도의 미래 역시 이 위험 감수에 대한 물음이 새해 정담의 첫자리에 놓여 있다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풍경은 나라마다, 사람마다 참으로 다채롭다. 서울에서는 제야에 종로 보신각의 종소리가 울리고, 베를린에서는 베를린 필하모니가 베토벤 교향곡 9번의 ‘환희의 송가’를 연주한다. 빈에서는 빈 필하모니의 신년음악회에서 요한 슈트라우스의 ‘라데츠키 행진곡’에 맞춰 관객들이 손뼉을 친다. 대서양의 화산섬 마데이라에서는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고, 가톨릭 국가인 포르투갈에서는 자정 종소리에 맞춰 12알의 건포도를 먹으며 새해 행운을 빈다.한국은 또 다르다. 양력 새해에는 해돋이를 보며 덕담을 나누지만, 많은 이에게 ‘진짜 새해’는 여전히 음력설이다....

    2026.01.06 19:56

  • [경제직필]김범석 의장은 위험하다
    [경제직필]김범석 의장은 위험하다

    김범석 의장은 창업 초기 ‘고객 집착’을 경영의 절대 원칙으로 내세웠다. 2010년 설립 직후, 그는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고객 상담 인력을 전체 직원 수보다 훨씬 많은 규모로 확충했다. 고객의 전화를 즉시 받지 못하는 서비스는 생존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택배기사가 벨을 누를 때 아기가 깰까 걱정하는 부모를 위해 ‘노크 배송’이나 ‘문 앞 사진 전송’을 도입한 것도 현장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고객이 불편을 느끼는 지점을 찾아내 ‘쿠팡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게 만들겠다’는 포부를 현실화했다. 이러한 현장 중심 경영은 쿠팡을 한국 e커머스 시장의 독보적인 위치에 올려놓는 동력이 되었다.2021년 6월 덕평 물류센터 화재는 김범석 의장의 리더십이 변곡점을 맞은 사건이었다. 축구장 15개 넓이의 창고가 전소되고 구조대원이 순직하는 비극 속에서 현장의 열악한 노동 환경과 안전 미비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그러나 진화 작업이 한창이던 당일 오전, 김 의장은 한국 법인의 모든...

    2026.01.06 19:53

  • [공감]새해, 다시 미생의 마음으로
    [공감]새해, 다시 미생의 마음으로

    “내 삶은 아직 미완성이다. 그래서 미생이다.”웹툰에 이어 드라마로 제작돼 큰 사랑을 받았던 <미생>의 명대사이다. 바둑에서 미생(未生)은 아직 완전히 살아 있지 않은 돌을 뜻한다.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거꾸로 말하면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태다. 주인공 장그래는 완생을 꿈꾸지만, 현실 앞에서 자주 흔들리고 좌절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장그래에게 마음을 내주며 공감한 이유는 그의 삶이 특별해서라기보다, 실패와 불안, 망설임이 우리 일상과 너무도 닮아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새해가 되면 우리는 습관처럼 자신을 돌아본다. 지난해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고, 어제의 부족함을 만회해야 할 것만 같다. 젊을 때는 새해에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비교적 분명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해가 바뀌는 경계가 흐릿해진다. 무엇을 더 이루겠다는 다짐보다 이제는 어떤 마음으로 이 시간을 건너갈 것인가가 더 중요해진다. 아직 완벽하지 않아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 태도, ...

    2026.01.06 19:53

  • [세상 읽기]국민연금기금을 공공의료에 투자한다면
    [세상 읽기]국민연금기금을 공공의료에 투자한다면

    2026년에는 과거와는 다르지만 낯설지 않은 상상이 현실이 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변화는 반드시 여러 부문에서 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예컨대 인공지능(AI) 활용이 가져올 문명사적 전환과 빠른 고령화만큼, 우리 사회보장체계에도 상상력과 현실의 결합을 통한 변화가 꼭 필요하다. 지각변동의 시대에는 이전보다 든든한 사회보장제도가 시민의 삶을 지탱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고령화 시대에는 사회보장의 큰 축인 의료 부문도 변화해야 한다. 그 변화는 보편적인 건강권을 지향하는 것이니만큼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불과 몇년 전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는 질병을 예방하고 의료서비스를 체계적으로 배분하는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깨달은 바 있다. 절대적으로 수가 부족한 한국 공공병원은, 보유한 자원을 넘어서는 200%의 역량을 발휘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공공병원은 늘어나지 않았다. 산업 발전의 관점에서 의료를 말할지언정 공공의료 확충은 ...

    2026.01.05 20:46

  • [정동칼럼]경쟁과 패자
    [정동칼럼]경쟁과 패자

    최근 노래와 요리로 영역은 다르지만 경연 방식으로 진행되는 예능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노래는 <싱어게인 4>, 요리는 <흑백요리사 2>다. 경연인 만큼 라운드마다 생존자와 탈락자가 가려진다. 참가자들은 경연에서 이기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해 최선을 다한다. 패배해서 도전을 멈추게 되는 가수 또는 셰프는 웃으면서 경쟁자에게 축하를 보내지만 다른 한편으로 마음이 쓰릴 것이다.하지만 두 프로그램을 보며 ‘서바이벌’이라는 방식에서 오는 잔인한 측면보다는 경연에서 탈락하는 참가자가 실패했거나 열등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연출 방식이 공통적으로 눈에 들어왔다. 박효남 셰프는 한국의 프렌치 요리계를 개척한 명장이지만 2인 1조 팀전에서 최하위를 기록해 명패를 반납하고 떠났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떨어진 사람이 낙오자가 되는 건 아니거든요”라는 말이 많은 사람의 기억에 남았다.심사위원들은 자신들이 설정한 기준에 맞추어 참가자들이...

    2026.01.05 20:45

  • [홍기빈의 두 번째 의견]모든 곳이 베네수엘라는 아니다
    [홍기빈의 두 번째 의견]모든 곳이 베네수엘라는 아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해 구축해 왔던 세계 질서는 트럼프 시대에 분명히 상전벽해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것이 그 이전 1930년대로의 회귀인지 아니면 전대미문의 새로운 질서의 출현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주권국가도 현재의 국제 제도도 불변의 것들이 아니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떠오르고 사라지는 것들일 뿐이다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권에 의한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부부 납치 사건으로 국내외 여론의 충격이 크다. ‘국제법의 종말’을 넘어서 ‘주권국가의 종말’과 ‘강대국 독주 시대’가 이야기되며, 급기야 일부에서는 ‘여러 강대국 세력권이 할거하는 세계 질서’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의미와 파장을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주권국가라는 국제 질서가 나타난 것은 그다지 오래전의 일이 아니며, 그것을 낳았던 지정학적 구조가 변화하면서 그러한 질서가 쇠퇴하기 시작한 것은 상당히 오래된 일이다. 그렇다면 이번 사태에서 새롭게 나타난 변화가...

    2026.01.05 20:01

  • [박형주의 세나수|세상에 나쁜 수학은 없다]소수와 양자컴퓨터
    [박형주의 세나수|세상에 나쁜 수학은 없다]소수와 양자컴퓨터

    인류가 수를 처음 발견한 것은 셈(counting)의 필요 때문이었다.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기원전 2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동물 뼈인 ‘이샹고 뼈’에 칼로 그어진 선들은 원시 부족에서의 셈의 흔적을 보여준다. 요즘 초등학교에서도 처음 수를 접할 때 셈의 개념에서 출발해 자연수를 배운다.이런 수들로 사칙연산을 하면 뺄셈에서 음수가 나오고 나눗셈에서 분수가 나와서 유리수의 개념으로 확장된다. 유리수(有理數)는 ‘합리적인 수’라는 뜻의 영어 표현인 ‘rational number’를 번역한 말이다. 자연수로 사칙연산을 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으로 파생되는 수’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유리수끼리 사칙연산을 해도 여전히 유리수 안에 머무르니, 유리수는 사칙연산에 관해 자기 완결적인 우주다. ‘연산은 수를 자기 완결의 체계로 확장한다’는 철학은, 현대 군론(group theory)으로 체계화되었다.고대 그리스인들은 만물을 잘게 쪼개면 어떤 기본단위로 이루어져 있을 것으로 생...

    2026.01.05 19:55

  • [직설]장님 코끼리 놀이
    [직설]장님 코끼리 놀이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표현을 생각하면 여러 사람이 코끼리를 둘러싸고 고뇌에 빠지는 모습이 떠오른다. 인간의 손으로 만져서 파악하기에는 코끼리가 너무 크다. 게다가 코끼리의 모양새는 꽤 독창적이다. 코끼리 코를 만지는 사람은 귀, 다리, 상아를 만지는 사람과는 전혀 다르게 코끼리를 경험한다. 만약 코끼리에 관해 전혀 모른 채 코를 만진다면, 나는 그걸 뱀처럼 길쭉한 생물의 몸통이라고 여길 터다. 그러다 입에 도달하면 혼란에 빠질 것이다. 여기가 입이라면 내가 만졌던 부위는 대체 뭐지? 코끼리의 신체는 어디까지 뻗어 있는 거지? 처음부터 코끼리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의문에 빠질 일도 없다. 정보의 제약이 물음표를 부른다. 눈을 쓰지 않고 코끼리를 이해하려면 단서를 조합하고 머리를 굴려야 한다. 추리의 시작점이다.그렇게 생각하면 ‘장님 코끼리’는 상당히 인기 있는 놀이다. 미스터리 작가들은 사건의 진상을 한 번에 공개하지 않는다. 대신 이야기에 빈칸을 만든다. 범인은 ...

    2026.01.05 1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