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동학대, 2020년 시작되는 변화는?

강은정 |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사업팀장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발간한 ‘2018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로 인해 사망한 아동은 총 28명, 사망 사건 학대 행위자의 83.3%는 아동의 부모였다. 아동이 최우선으로 보호받아야 할 가정에서 아동학대가 가장 많이 일어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수치다. 최근에도 안타까운 아동학대 사망 사건이 있었다. 인천에서 20대 계부가 5살 아들을 때려 사망케 한 것이다. 보육원에서 지내고 있던 아이를 집으로 데려온 지 한 달 만에 발생한 일이라, 더욱 공분을 샀다.

[기고]아동학대, 2020년 시작되는 변화는?

지난해 아동 재학대 건수는 총 2543건으로 2년 사이 59.8%나 증가했다. 재학대는 아동학대가 상습적으로 발생한다는 뜻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위험한 신호다. 재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핵심 방안 중 하나는 ‘사례 관리’이며, 상담과 부모 교육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5월 정부는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통해 ‘아동학대 대응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현재 아동학대 분야의 현장조사와 사례 관리는 민관에서 모두 수행하고 있으며, 특히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민간은 학대 행위자의 조사 거부와 비협조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정부가 아동학대 조사를 전국 시·군·구 공무원이 경찰과 함께 직접 수행하도록 하면서 민간기관에서는 앞으로 전문적인 사례 관리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부터 ‘아동학대 조사 공공화 선도지역’으로 선정된 곳들을 시작으로 정부의 개편 방안이 적용된다. 선정된 지역은 최근 3년간 학대 발생 건수를 고려해 조사공무원을 배치하고 본격적인 조사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최근 대전 서구, 울산 남구 등이 내년 아동학대 조사 선도지역으로 선정됐다. 더불어 연 1회 관계부처 및 지자체가 합동으로 만 3세 위기아동 전수조사를 시행하고 사망 사건에 대해서는 분석평가체계를 도입해 문제 개선에 힘쓸 계획이다.

아동학대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그리고 아동을 학대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 일은 막중한 의무와 전문성, 책무성이 요구되는 실천 분야다. 굿네이버스에서는 재학대율 저감을 목표로 피해아동은 물론 가정 전체를 지원하는 ‘아동보호 통합지원 전문서비스’를 개발했으며, 국내 최초로 3년간 효과성 검증을 위한 종단연구를 진행했다. 서비스를 제공받은 가정의 재학대율이 그렇지 않은 가정보다 절반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향후 서비스를 확대하면 더욱 큰 효과가 기대된다.

아동학대 대응체계 개선과 혁신을 위한 정부의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대응체계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학대행위자 대상 상담 및 교육 의무화와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이어져야 한다. 새해를 기점으로 ‘아동이 행복한 나라’가 시작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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