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아동학대 없는 세상, 예방이 관건

세상의 모든 폭력과 학대는 반드시 사라져야만 하는 중대 범죄다. 특히 아직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부족한 아동의 경우 믿고 의지하는 보호자로부터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아동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정 내 학대 위험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아동 정책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권덕철 | 보건복지부 장관

정부는 그간 ‘포용국가 아동정책’ ‘아동·청소년 학대 방지대책’ 등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공공 중심의 학대 대응 및 아동보호체계를 구축해 왔다. 특히 지난 1월 ‘아동학대 대응체계 강화방안’ 수립 이후 신속하고 적극적인 초동 대응체계를 확립하고, 3월에는 즉각 분리 제도를 시행하여 학대 피해가 강하게 의심되는 아동에 대한 보호도 한층 더 강화하였다.

그러나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서는 신고가 없더라도 위기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여 신속히 개입하고, 더 나아가 학대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을 강화하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의식하에 전문가 자문과 현장의견 수렴을 토대로 지난 19일 ‘아동학대 대응체계 보완방안’을 마련하였다. 아동 관점에서 조사 대응체계를 더 보완하고, 위기아동 조기 발굴 등 사전 예방과 사후 피해 아동 회복지원까지 전 과정에 걸쳐 다층적 아동학대 예방·대응체계를 두껍게 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지난 1월 민법상 징계권 조항이 폐지된 것을 계기로 아동에 대한 체벌 금지 인식을 확산하고, 부모들이 아동을 존중하는 가운데 긍정적으로 양육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도 핵심 보완과제로 추가하였다. 이를 위해 관계부처뿐 아니라 아동 단체, 민간기업 등과 함께 대국민 캠페인을 전개하고, ‘긍정 양육 가이드라인’을 제작하여 적극 안내할 계획이다.

의사 표현이 어려운 영유아의 경우 가정에 직접 방문하여 확인하는 예방체계도 강화한다. 간호사 등 전문인력이 가정에 직접 방문하여 아동의 건강을 살피고 관리하는 ‘생애 초기 건강관리 시범사업’은 방문횟수를 더 늘리고, 2024년까지 전국 보건소(258곳)에서 시행하도록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영유아 건강검진 또는 필수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아동에 대한 방문 확인을 강화하여 학대를 예방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 지원하고자 한다. 학대피해 아동의 건강 회복을 위한 지원과 사후 사례관리를 통한 재학대 예방 체계도 강화한다. 심리치료 지원 인원을 2000명에서 4800명 수준까지 확충하고, ‘가족 방문형 회복 프로그램’도 2022년부터 1000가구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다.

아동학대는 대부분 가정 내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발견이 어렵다. 하지만 학대받은 아동은 일생 동안 큰 고통을 겪고 소중한 생명까지 잃을 수도 있기에 아동학대 발생 가능성을 찾아내 그 요인을 해소하고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정부, 지역사회, 이웃들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행동이 필요하다. 특히 부모들은 자녀를 소유물이 아닌 동등한 인격체로서 존중하고,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양육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제도 개선과 함께 필요한 지원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학대받는 아이들은 ‘다른 이의 아이들’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아이들’이다. 우리의 자녀를 소중하게 양육하는 한편 학대 피해가 의심되는 아동을 발견하고 그냥 지나치지 않을 때 우리 아이들의 행복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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