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정한 배움의 길 이어줄 ‘평생학습장학금’

박승원 | 광명시장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기술의 발전이 빨라지고 다양한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활용할 줄 모르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특히 코로나 위기로 인해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디지털 기술을 쓸 줄 아는 자와 모르는 자의 차이가 뚜렷하게 벌어지고 있다.

박승원 | 광명시장

박승원 | 광명시장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지 못한 대가는 현상유지가 아니라 상대적인 삶의 질 후퇴로 나타난다. 일례로 예전엔 명절이 다가오면 기차표를 구하기 위해 역에 줄을 서서 기다리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집에 앉아 몇 번의 손가락 움직임만으로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손쉽게 기차표를 예매한다. 하지만 이런 디지털 서비스의 이용이 어려운 계층은 남들보다 몇 배의 시간과 노동력을 더 들여야만 같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격차는 생활 서비스뿐 아니라 먹거리 분야로까지 이어진다. 4차 산업 기술을 바탕으로 생겨나는 일자리는 물론이고 기존의 일자리들도 점점 새로운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 같은 새로운 변화들이 편리함을 더해주는 플러스알파의 수준을 넘어 사회 전반의 필수능력이 돼 가고 있다.

이런 급격한 변화 속에서 기본적인 삶의 질을 유지하려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끊임없는 학습이 필요하다. 학습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주도해 나갈 힘을 길러 모두가 사회의 주인공으로 활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누구나 언제든지 원하는 학습을 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코로나로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문제를 개인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공정한 기회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방안으로, 광명시는 전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학습장학금 지급을 추진하고 있다. 누구나 필요한 시기에 희망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광명시는 지난해 2월부터 평생학습장학금 도입을 준비해 왔으며 시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광명시민 평생학습장학금 대토론회와 온라인 설문조사, 광명시민 평생학습장학금 공론장 등을 열어 다양한 시민이 평생학습장학금 지급 방안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광명시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2%가 평생학습장학금 지급에 찬성했다. 지급 방법에 대해서는 공론화를 통한 숙의 과정을 거쳐 만 25세 이상 시민에게 2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를 바탕으로 광명시는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와 평생학습장학금 지급을 위한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마쳤으며, 내년도 지급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31조는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하여야 한다’고, 평생교육법 제4조는 ‘모든 국민은 평생교육의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받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이다. 이제라도 모든 국민이 본인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국가와 시민사회 등이 다각도의 노력을 해야 한다. 광명시의 평생학습장학금이 그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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