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번에도 우려되는 교육감 선거…이번에는 ‘깜깜이’ 오명 벗자

우정렬 자유기고가·전 혜광고 교사

6·1 전국 동시지방선거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에는 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과 더불어 지방교육계의 수장인 교육감도 선출하게 된다. 그런데 상당수의 유권자들은 시장과 도지사, 구청장과 군수, 시·구(군)의원 선거에는 비교적 관심이 있는 데 비해 교육감 선거에는 의외로 관심이 낮아 직선제 도입 이후 벌써 네 번째 치러짐에도 여전히 ‘깜깜이 선거’ ‘로또선거’가 될 소지가 높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정렬 자유기고가·전 혜광고 교사

우정렬 자유기고가·전 혜광고 교사

지역 교직원 인사권과 한 해 90조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예산집행권, 교육과정 운영권을 갖고 각종 교육정책과 제도를 시행하는 교육감의 책무는 막중한데 평소 교육의 중요성과 필요성에는 누구나 공감하면서도 막상 교육감 선출 때에는 정책과 공약에 대한 무관심과 회피로 제대로 된 교육감을 뽑는 데 한계가 따른다. 그러고는 교육정책이나 제도가 바뀌면 신랄하게 비판에 나서본들 이미 때는 늦지 아니한가. 이번 교육감 선거가 제대로 되려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안을 잘 살펴 나가야 할 것이다.

첫째, 교육감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선거란 한번 잘못 선택하면 최소한 4년간 후회하게 되고 일선 학교현장과 학부모, 학생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 따라서 TV토론이나 가정에 우송되는 선거공보물을 보며 누가 교육발전을 도모하고 참교육에 도움이 될지 잘 살펴야 한다.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거나 예산 뒷받침이 불가능한데도 사탕발림식, 포퓰리즘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는 배제시켜야 한다.

둘째, 이념이나 진영논리를 강조하는 후보는 배제돼야 한다. 교육은 엄정히 정치적 중립을 지향하므로 정당공천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실제 선거현장에서는 교육감 선거가 정치인 선거 못지않게 더 정치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유력 정치인과의 인연을 강조하거나 특정 정당을 연상시키는 색깔의 옷을 입는 것은 물론, 정당의 각종 선거 행사에 기웃거리고, 대통령이나 특정 정당과의 인연과 경력을 내세우는 후보는 자신의 능력과 자질이 떨어져 무언가에 기대어 당선되려 하기 때문이다.

셋째, 교육현장과 소통하며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후보를 택해야 한다. 교육현실을 누구보다 정확하고 공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자주 현장 교사와 학생 및 학부모들과 대화하며 이들의 건전하고 합리적인 의견은 정책 및 제도 운영에 반영해야 한다.

넷째, 지나치게 많은 선거비용 부담은 시정돼야 한다. 교육감은 정당공천을 불허해 출마자 개인이 전적으로 선거비용을 조달해야 한다. 실제 지난 교육감 선거 때 17개 시·도 교육감 후보들의 선거비용이 수백억원이었는데 당시 전국 광역지자체장 후보들의 선거비용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서울·경기 등 유권자가 많은 지역에서는 35억~40억원의 선거비용이 필요하고 기타 시·도도 20억원가량 소요된다니 선거자금을 모금하기가 힘들 뿐 아니라 자칫 사용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폐단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선거 결과 15% 이상 득표해야 전액, 10~15% 득표 시 절반을 보전받으니 교원이나 교육공무원 출신이 수십억원의 돈을 마련해 교육감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로 인해 진정으로 출마해야 할 인사가 돈이 없어 나오지 못하기도 한다.

다섯째, 네거티브나 상대방의 취약점에 편승해 당선되려는 자는 과감히 배제해야 한다. 상대 후보를 헐뜯거나 인신공격하기보다는 자신의 정책과 공약의 우수함과 실현 가능성을 제시해 유권자들의 공감을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투표는 탄환보다 강하다는 점과 정치인을 보다 성숙시킨다는 점에 착안해 이번 교육감 선거에 반드시 참여해 나의 권리이자 의무를 행사하기 바란다.


Today`s HOT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가자지구 억류 인질 석방하라 지진에 기울어진 대만 호텔
사해 근처 사막에 있는 탄도미사일 잔해 개전 200일, 침묵시위
지구의 날 맞아 쓰레기 줍는 봉사자들 경찰과 충돌하는 볼리비아 교사 시위대
한국에 1-0으로 패한 일본 폭우 내린 중국 광둥성 교내에 시위 텐트 친 컬럼비아대학 학생들 황폐해진 칸 유니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