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하나뿐인 지구’ 위한 범세계적 동반자읽음

김선 굿네이버스 국제사업본부장
[기고] ‘하나뿐인 지구’ 위한 범세계적 동반자

197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하나뿐인 지구’를 주제로 인류 최초의 세계환경회의가 열렸다. 지구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아래 ‘인간환경선언’이 채택되었다. 이 회의를 계기로 6월5일이 ‘세계 환경의날’로 제정됐다. 이후에도 리우환경협약(1992), 교토의정서(1997), 파리기후변화협약(2015) 등을 통해 지구촌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 연대가 이어졌다.

김선 굿네이버스 국제사업본부장

김선 굿네이버스 국제사업본부장

50년이 지난 지금, 과연 지구환경이 개선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적어도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불평등하다는 점에서는 그렇지 않다.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제조업은 값싼 노동력을 찾아 개발도상국으로 향했고, 대기오염과 토양오염 등 생각지도 못한 피해에 노출된 개발도상국 국민들은 생계에 중대한 위협을 받았다. 선진국이 부를 축적해 나가는 동안 기후위기 대응 역량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는 환경오염 피해가 집중됐다.

세계 양극화가 극심해지는 상황에서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은 절실하지만, 우리나라 공적개발원조(ODA) 수준은 아직 낮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총소득 대비 공적개발원조 비율은 0.1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 평균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시민사회는 기업, 현지 정부 등 다자간 협력을 통해 국경을 넘어 연대하고 있다.

‘천국의 계단’이라는 뜻을 가진 칠레 발파라이소는 태평양 연안의 항구 도시다. 이곳에서 아름다운 바다와 함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는 쓰레기 매립지다. 폐기물 수거와 처리 인프라가 부족해 현재까지 방치된 매립지만 170여개에 달한다. 환경보호나 분리수거에 대한 인식도 부족해 악취나 토양오염 등 각종 위생 문제가 발생했으며, 아이와 주민들의 삶은 위협받았다.

이에 굿네이버스는 2016년부터 현대자동차, 지역 정부와 함께 환경개선 사업을 시작했다. 재활용 쓰레기 수거 차량을 지원해 주기적으로 52개 학교를 방문했다. 또 아이들이 즐겁게 분리배출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분리배출 재활용 경연대회인 ‘레시클라톤(Reciclaton·사진)’을 진행해 지난 5년 동안 총 2만4838㎏의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했다. 대부분의 쓰레기를 판매해 얻은 수익금은 환경인식교육센터 건립 등 환경교육 운영비로 사용해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지속 가능한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인식 개선 및 역량 강화도 필수적이다. 에티오피아 도도타, 지웨이둑다는 50년 전만 해도 산림이 우거진 지역이었다. 그러나 최근 무분별한 벌목과 기후변화로 인한 잦은 가뭄으로 토지 황폐화 문제를 겪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작년부터 기후변화 대응력 강화사업을 통해 최신 농업기술을 전수하고 주민 주도적으로 지역사회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기후변화대응위원회’를 조직·운영하고 있다.

미래 지구 환경의 주인이지만, 발언권이 없었던 개발도상국 아이들이 변화의 핵심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굿네이버스는 올해부터 베트남 선즈엉현 지역에서 ‘그린스쿨’(기후변화 적응형 학교) 구축을 통한 청소년 주도 기후변화 대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노이과학대학교 등 현지 파트너와 함께 친환경 학교 건축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환경보호 활동을 스스로 기획·실천할 수 있도록 캠페인도 펼칠 예정이다.

“모든 국가는 지구의 생태계를 건강하고도 완전무결하게 보존하고 보호하고 복원하기 위해 범세계적 동반자의 정신에 입각하여 협력해야 한다.” 리우 환경선언문의 일부다. 국제사회는 범세계적인 동반자 정신에 입각해 책임 없는 이들이 환경오염과 기후변화의 피해를 떠안지 않도록 개발도상국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올해 ‘세계 환경의날’의 주제는 50년 전 ‘유엔인간환경회의’와 동일한 ‘하나뿐인 지구’다. 이제 앞으로의 50년을 바라보며,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기 위한 지구촌 공동의 노력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음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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