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두환 옹호’ 비판에 유감 표명 그친 윤석열, 그게 사과인가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1일 ‘전두환 옹호’ 논란이 계속되자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사흘 전 부산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했다가 당 밖은 물론 내부에서조차 거센 비판이 일자 한발 물러선 것이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의 입장 표명은 이상했다. 직접적인 ‘사과’ 표현도 없었을뿐더러 발표 형식도 진지하지 못했다. 발언 자체도 문제이지만 이후 대응에서도 대선 후보답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자신의 성평등 공약 발표에 앞서 문제의 발언에 대해 잠시 언급했다. 윤 전 총장은 “어떤 의도로 얘기를 했든지 그 말이 국민들에게 전달되고 나가는 과정에서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 있으면, 그 비판은 수용하는 게 맞다”고 한 뒤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마지못해 사과의 뜻을 그것도 애매하게 표현한, 엄밀히 말하면 사과라고 할 수 없는 입장 표명이었다. 이후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그는 오후 SNS에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고 밝혔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정치인이라면 ‘자기 발언이 늘 편집될 수 있다’는 생각까지 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인다”고 해 핑계와 변명의 인상을 남겼다.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을 수 없다. 측근들도 명확하게 사과하라고 조언했다는데 무엇을 받아들인 것인지 알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는 아집이요 불통이다.

5·18 주범으로 광주학살에 대해 지금껏 사과하지 않는 전두환을 향해 인재를 잘 쓴 지도자라고 찬양한 것은 맥락을 따질 필요가 없는 망언이다. 진정한 사과는 피해자를 향해 어떤 전제도 달지 않고 깨끗이 사과할 때 성립된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깨끗이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 윤 전 총장은 이제라도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제대로 사과하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여수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의 발언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호남에 실망을 준 일이 있다면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해 절치부심해왔다. 그렇다면 당 차원에서 윤 전 총장 발언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그게 대선을 앞두고 공당이 취할 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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