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짙어가는 우크라이나 전운, 경제 비상 대책 세워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CNN은 미국 정보당국자의 말을 빌려 러시아군이 주력 전투부대 전력의 75%를 우크라이나 국경 60㎞ 이내에 배치했다고 20일(현지시간) 전했다. AFP는 위성 데이터를 인용해 러시아군 기갑부대가 국경 일대로 전진배치됐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이 포격전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는 가스관이 폭발하기도 했다. 국제사회가 전쟁을 막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일촉즉발 국면이다.

사태가 악화되면서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과 러시아에 정상회담을 제안했고, 양측이 원칙적으로 수락했다고 한다. 세계는 지금 미국과 중·러가 대립하는 신냉전 구도로 가고 있다. 지구촌에서의 전쟁을 막기 위한 중재 노력이 반드시 결실을 맺어야 한다.

문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우리에게 미칠 영향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상 이번 사태가 남의 일이 될 수 없다. 러시아는 전 세계 원유의 12%, 천연가스의 25%를 생산하는데, 절반 이상을 유럽에 수출한다. 두 나라는 주요한 곡물 수출국이기도 하다. 러시아가 공격할 경우, 미국과 유럽은 필시 대러시아 제재를 강화할 것이고, 이는 원자재 공급 차질을 초래해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다. 최근 한 달간 국제유가는 6%가량 급등해 배럴당 90달러선에 올라섰다. 러시아산 원유 공급 중단 상황이 빚어진다면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콩 가격은 한 달 전에 비해 13.2%, 알루미늄은 7.6% 상승했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이달 1~20일 수출입현황 속보치를 보면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16억7900만달러였다. 지난해 12월 20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했던 무역수지는 지난달 역대 최대 규모 적자를 냈다. 이달까지 적자로 이어진다면 14년 만에 3개월 연속 적자에 빠지게 된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상반기 내내 무역수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공산이 크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비상 대책을 세워야 한다. 원자재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비축물자 관리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주요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원외교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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