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더 커진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검찰은 원칙대로 수사하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연루된 정황이 새로 나왔다. 지난해 10월 신한증권 계좌를 공개하면서 “주식 전문가 이모씨(구속)에게 계좌를 맡겼다가 손실을 보고 회수했다”고 한 2010년 5월 이후에도 김씨의 또 다른 계좌 4개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집중 거래한 게 확인된 것이다. 새로운 단서들은 검찰이 국회에 보낸 작전세력 공소장의 범죄일람표에서 포착됐다. 윤 후보에게도 거짓말·은폐 시비가 일 수 있는 새 국면을 맞았다.

경향신문을 비롯한 여러 매체가 검찰 공소장의 범죄일람표 등을 확인한 결과, 2010년 10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투자자문사 이모 대표(구속)가 김씨 명의 계좌 2개로 49만여주(약 18억원)를 매수했다. 김씨도 2010년 7월부터 7개월간 자신의 2개 계좌에서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의 매수 유도에 따라 8만5000여주(약 4억원)를 직접 사들였다. 범죄일람표엔 앞서 공개한 신한 계좌까지 5개 계좌명 모두 김씨가 익명으로 쓴 ‘도○○’으로 돼 있었다. 검찰은 125만여주(약 40억원)의 주가조작 혐의 거래가 김씨 계좌에서 이뤄졌고, 통정매매·고가매수·허수매수·종가관여 등 284차례 시세조종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2020년 1월엔 하루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의 52.3%가 김씨 계좌로 이뤄진 날도 있고, 하루에 10만주를 8차례 나눠 팔았다가 15차례 되산 적도 있으며, 김씨가 싸게 대량으로 판 통정거래 의혹 대상자엔 모친 최모씨도 있었다. 김씨가 시세조종을 인지·관여·묵인한 정황으로 볼 수 있다.

새로운 주가조작 의혹과 파장은 윤 후보도 비켜갈 수 없다. 윤 후보는 지난 21일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2010년 5월 이후에도 김씨가) 주식을 했죠. 손해 본 것도 있고, 번 것도 있다”며 기존 발언을 뒤집었다. 이 주가조작 수사는 2020년 10월 추미애 법무장관이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수사지휘를 한 뒤에서야 본격화됐다. 그나마 주가조작 선수의 장기 도주로 지체되다 작전세력 일당이 뒤늦게 기소됐고 김씨 소환 조사는 미뤄지고 있다. 한발씩 늦게 대응해온 윤 후보도 늑장·부실 수사와 거짓 해명 시비에 다시 맞닥뜨린 셈이다.

주가조작은 자본시장 질서를 흔들고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우는 중범죄다. 왜 특정기간 거래만 문제 삼느냐는 국민의힘 해명은 단기간 집중되는 시세조종의 특성을 간과한 것이다. 윤 후보는 부인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사건에 대해 보다 진솔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고 국민 앞에 조속히 결과를 공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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