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환자 발생, 빈틈없는 방역으로 대처해야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유럽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원숭이두창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22일 질병관리청은 전날 신고된 원숭이두창 의심사례 2건에 대해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유전자염기서열 분석을 실시한 결과 독일에서 입국한 내국인 A씨가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인천공항 입국 직후 본인이 의심증상을 자진신고해 공항에서 격리된 뒤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됐다. 또 다른 의심증상자 외국인 B씨는 수두로 판명됐다. 당국은 원숭이두창 위기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하고 방역 대응에 나섰다.

원숭이두창은 지난달 7일 영국 런던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빠르게 확산되며 전 세계 42개국에서 2100건 이상 확진됐다. 코로나19보다 전파력은 약하지만 치명률(3~6%)은 최고 다섯 배에 달한다. 감염 초기에 발열·두통·오한·근무력증 등으로 시작해 얼굴, 손·발바닥, 입, 생식기 등에 동그란 붉은 반점 같은 피부 발진이 물집과 농포 등으로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환자의 체액과 혈액 등에 밀접 접촉할 경우 전염되며 공기 전염 가능성은 낮다. 보건당국은 지난 7일 원숭이두창을 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했다. 확진자는 의무적으로 입원 격리치료를 받아야 하고, 밀접접촉자는 최장 21일간 격리된다.

이번 원숭이두창 첫 환자 발생을 계기로 당국은 본격적인 방역 대응에 나서야 한다. 관건은 해외유입과 지역확산을 어떻게 막느냐인데, 우선 감염환자 및 접촉자 추적이 중요하다. 정부는 확진자가 많은 나라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해 검역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최근 입국한 외국인 B씨의 경우, 발열을 제외한 의심증상이 있는데도 공항에서 무증상이라고 보고한 뒤 하루 뒤에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공항 검역 체계의 허점이 노출된 것이다. 원숭이두창은 잠복기가 최장 3주에 달해 검역만으로 막기 어렵다.

원숭이두창이 광범위하게 퍼질 것에도 대비해야 한다. 비축하고 있는 두창 백신 3500만명분을 접종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3세대 백신 및 항바이러스제 개발도 서둘러야 한다. 여름휴가철 대규모 이동과 백신접종 효과 감소가 맞물리면서 올가을부터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때에 원숭이두창까지 퍼지게 해서는 안 된다. 방역당국의 빈틈없는 대비가 필요하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수칙도 느슨해져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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