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기료 인상하면서 탈원전 탓, 사실 왜곡은 해법 될 수 없다

정부가 27일 3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킬로와트시)당 5원 올리기로 했다. 한 달 평균 307kWh를 사용하는 가정은 다음달부터 전기요금이 1535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도시가스요금도 가구당 평균 2220원 인상돼 가계 부담이 커지게 됐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6~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는데, 이렇게 높은 물가 상승률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6.8%)이 마지막이었다.

분기당 최대 인상폭(3원)을 초과해 5원 올린 이유는 한국전력의 적자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에 7조7869억원 적자를 낸 한전은 연간 적자가 최대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에너지값이 치솟아도 요금에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발전에 쓰이는 연료비는 지난 5월 유연탄이 ㎏당 274.87원으로 1년 새 94% 급등했다. 벙커C유와 LNG도 각각 95%, 72% 올랐다. 그럼에도 정부가 한전의 적자를 탈원전 탓으로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 추 부총리는 최근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누적된 것은 지난 5년간 잘못된 에너지정책 때문”이라며 “원전 짓는 것을 중단하고 준공 시기를 늦추고 신재생에너지를 과도하게 늘리는 등 무리하게 탈원전했다”고 말했다.

실제로는 원전 가동이 늘었다. 1분기 원전 이용률은 84.1%로 박근혜 정부 때 평균 이용률(81.4%)보다 높았다. 지난 5월 전력거래량 원전 비중은 33.1%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포인트 증가했다. 원전 비중이 줄어 한전 적자가 누적된다는 정부 주장은 명백한 사실 왜곡이다. 전기요금 인상 책임을 전 정부의 탈원전 탓으로 떠넘기려는 구차한 술수이다.

단계적 전기요금 현실화는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전의 불어나는 적자를 해소할 수 없다. 한전의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하며, 전력시장의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 발전용 연료에 붙는 세금과 기금을 한시적으로 감면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경계해야 할 일은 탈원전 추세를 거스르거나 전기사업 민영화와 같은 우를 저지르는 일이다. 전기 사용량은 갈수록 늘고, 그에 따라 탄소 배출량이 증가한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전기 사용량은 전년보다 5.1% 증가해 세계 3위였다. 전기 과소비를 줄이려는 각 기업과 가정의 노력은 탄소중립 실천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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