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무부의 국회 상대 권한쟁의심판 청구, 삼권분립 부합하나

법무부가 검찰 수사권을 축소한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이하 개정법)’의 위헌성을 주장하며 국회의장을 상대로 한 권한쟁의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했다. 권한쟁의심판이란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간에 권한 다툼이 생길 때 헌재에 판단을 구하는 제도이다. 법무부는 입법 과정의 위헌성이 중대하고, 개정법이 검찰의 수사·공소 기능을 제한해 형사사법 체계를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중앙 부처가 국회를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한 것은 1990년 권한쟁의심판 1호 사건 청구 이후 처음이다.

지난 4월과 5월 국회를 통과해 공포된 개정법은 검찰의 직접 수사대상을 기존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서 부패·경제 범죄로 축소하고, 수사를 개시한 검사가 직접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입법 과정에서 민형배 의원의 ‘위장 탈당’ 논란이 빚어졌고, 내용상으로도 경찰 수사에 대한 고발인의 이의신청권 배제가 문제로 지적돼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권분립 국가에서 행정부의 특정 부처가 입법부의 본질적 기능인 법률 제·개정을 문제 삼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다. 그간 권한쟁의심판은 국회의원과 국회의장 사이,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 사이 다툼이 대부분이었고, 중앙정부기관과 국회가 직접 부딪친 경우는 없었다. 더욱이 국민의힘도 민주당이 소수당 의원들의 법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며 이미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상대로 심판을 청구한 터다.

법무부 측 심판 청구인으로는 한동훈 장관과 김선화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 일선 검사 5명이 이름을 올렸다. 권한쟁의심판은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이 청구할 수 있는 만큼, 검찰청법에 근거를 둔 검찰은 청구인 자격이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반면 법무부 장관은 검찰 수사권 축소로 침해당한 권한이 없기 때문에 당사자 능력이 없다는 시각도 상존한다. 한 장관과 검사를 동시에 청구인으로 내세운 배경으로 해석된다. 한 장관은 “필요하면 제가 (헌재 변론에) 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국가의 법률상 대표자인 법무부 장관이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을 상대로 입법 문제를 따지는 사태가 벌어진다. 국민 입장에선 혼란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개정법은 오는 9월10일 시행될 예정이다. 헌재는 헌법정신을 바탕으로 엄정하게 심리하되, 가능한 한 신속히 결정해 혼란을 최소화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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