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순애 임명 강행하고 지인을 공정위장 앉힌 윤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만취운전 등 논란을 빚은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검찰에 수사의뢰된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사퇴시키는 대신 박 후보자를 살린 셈이다. 좀 더 흠결이 많은 인사만 사퇴시키고 나머지 흠결은 다 덮는 무원칙한 인사이다. 게다가 윤 대통령은 이날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 사법연수원 동기(23기)인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명했다. 전문성이 있다며 또다시 지인을 중용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인사를 할 것인지 답답하다.

도덕적·법적 책임이 무거운 김 후보자 사퇴는 당연하다. 하지만 그의 낙마에 기대 박 부총리 임명을 강행한 것은 문제가 크다. 그동안 지적된 문제를 보면, 박 부총리 또한 교육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 교원이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으면 교장으로 승진하지 못하는데, 만취운전으로 적발된 인사가 교육부 수장이 된 것은 말이 안 된다. 자신의 연구용역에 남편을 끼워넣는가 하면, 논문 중복 게재, 제자 논문 가로채기, 위장전입 등도 있었다. 굳이 임명하고자 한다면 국회 청문회라도 거쳤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 임명도 재가했는데, 김창기 국세청장에 이어 3명이나 청문회를 건너뛰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윤 대통령이 불통인사를 강행하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장에 또 지인인 송 교수를 지명했다. 검찰 출신이 아니고 상법 분야 전문가라는 점에서 검찰 출신 인사들의 중용과 다른 점이 있다. 하지만 이번 인사 역시 윤 대통령이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요직에 포진시켜 사정기관을 통한 국정 장악을 기도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송 교수는 2014년 서울대 교수 재직 당시 학생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여학생들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도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우리 정부에서는 그런 점에서는 빈틈없이 사람을 발탁했다고 저는 자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윤 대통령의 인사 평가에 얼마나 많은 시민이 동의할까. 자녀의 의대 편입 특혜 논란에 휘말린 정호영 전 후보자 등 보건복지부에서 두 명의 장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했다.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도 아빠 찬스 등 논란으로 물러났다.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평가가 유례없을 정도로 부정적이다. 인사 실패가 주된 요인이다. 윤 대통령은 인사에 대한 비판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인사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Today`s HOT
주유엔 대사와 회담하는 기시다 총리 뼈대만 남은 덴마크 옛 증권거래소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불법 집회 인도네시아 루앙 화산 폭발
2024 파리 올림픽 D-100 시드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검은 리본
솔로몬제도 총선 실시 전통 의상 입은 야지디 소녀들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인도 라마 나바미 축제 한화 류현진 100승 도전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