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진 외교장관 방중, 한·중관계 실마리 찾는 계기 되길읽음

박진 외교부 장관이 다음주 중국을 방문해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연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고위급 인사의 첫 방중이다. 한·중 수교가 30주년(8월24일)을 앞두고 있지만, 양국 관계는 어느 때보다 정체된 상황이다. 박 장관의 방중이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외교부는 오는 8~10일 중국을 찾는 박 장관이 9일 칭다오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한다고 5일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미국·일본과의 관계 강화에 나서면서도 대중국 정책구상은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심화하는 미·중 전략경쟁 와중에 여러 측면에서 미국 편에 서려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을 배제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했으며, ‘칩4’로 불리는 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체계 참여를 놓고도 고심하고 있다. 안보 측면에선 중국 반발을 무릅쓰더라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확대나 한·미·일 3각 안보협력 강화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해왔다.

하지만 지리적으로 인접한 한·중은 경제적 상호 의존도가 높고 환경 문제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필요로 한다. 1992년 수교 당시 63억7000만달러였던 양국 교역액은 2021년 3015억달러로 약 47배 증가했고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했다. 미세먼지·기후위기 등 시민 생활과 밀착된 현안도 함께 머리를 맞대야 풀 수 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 과정에도 중국의 협력은 필수다.

윤석열 정부는 박 장관의 중국 방문을 앞둔 최근 대중국 메시지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지난 4일 미국·중국과의 관계와 관련해 “우리 전략과 목표에 따라 충분히 긴밀한 입체적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좋은 말이다. 그러나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의회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미·중 전략경쟁은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 정부는 미·중과 ‘입체적 협력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나갈지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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