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6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한다고 23일 발표했다. 지금까지 마스크를 써야 했던 50인 이상의 야외 집회나 공연, 스포츠 경기 관람 때도 노마스크를 허용한다는 것이다. 실외 어디서든 마스크 규제가 완전히 풀린 것은 2020년 10월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 이후 약 2년 만이다. 실외에서 마스크를 써야 하는 부담 없이 숨쉬고 활동하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독감 환자 증가와 겨울철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 등을 고려해 실내 마스크 의무화 조치는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조심해야 할 대목이 여전히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실외 마스크 전면 해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재유행의 고비를 확연히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본 것이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코로나19 항체 양성률 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한 달간 시민 990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약 97%가 백신 접종(40%)과 자연 감염(57%)으로 항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가 면역력을 얻어 올봄 오미크론 유행 때 사망률과 중증화율을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항체는 지속 시간이 최장 6~8개월이다. 갈수록 방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집단면역이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감염 예방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실제로 위험 요인들이 여전하다. 당장 독감 급증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2년간 잠잠했던 독감이 최근 부쩍 늘어나 환자 수가 2018년 수준을 넘어서며 ‘유행’ 기준치에 육박하고 있다. 코로나19는 항체 양성률이 크게 떨어질 시기인 11월쯤 재유행할 가능성이 높고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이 조성되는 겨울철에 더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증상이 비슷한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발생할 우려가 큰 상황이다. 그에 대비한 의료 체계 재정비 등 조치가 필요하다.
이번 조치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으라는 게 아니라 쓰지 않아도 단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외에서 노마스크 생활을 하다 실내로 들어갈 때 마스크를 챙기는 데 방심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율적으로 마스크를 쓰는 게 낫다. 실내 마스크 의무화 해제 여부는 올 가을·겨울과 트윈데믹 고비를 넘기고 내년 봄에 검토해도 늦지 않다. 실외 마스크 의무화 해제는 일상 회복으로 가는 한 단계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