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택담보대출 금리 8% 임박, 취약계층 보호책 강구해야

시중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 4대 주요 은행의 혼합(고정)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연 4.380~6.829%로 한 달 새 0.5%포인트가량 올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인 만큼 주담대 금리는 앞으로 더 올라 연말쯤엔 8%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전국의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다. 대출받아 집을 산 2030 영끌족들은 시름과 불안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대응해 각국이 잇따라 금리를 올리고 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3연속 자이언트스텝(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다음날인 22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영국·스위스·노르웨이·남아프리카공화국·사우디아라비아 등 13개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각 나라가 이처럼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려 자국 통화가치 방어에 나서면서 한국 역시 당초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14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을 더 이상 방치할 경우 한국 경제 자체가 큰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상이 대출자와 채무자들의 고통과 희생을 전제로 하는 정책이라는 점이다. 금리를 올리면 물가와 환율을 잡는 대신 경기가 위축돼 기업도 어려움을 겪는다. 정부 정책으로 피해자가 발생할 경우 이를 보호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일은 국가의 책무다. 금융당국이 주담대 대출자들을 위해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상품 등을 내놓기는 했지만 자격 요건이 까다롭다. 이를 완화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향후 금리가 떨어질 때 고정금리로 전환한 대출자들이 손해보지 않도록 정교하게 상품을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는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를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빚을 낸 자영업 다중채무자는 6월 말 현재 41만4964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45% 늘었다. 특히 30세 미만 자영업 다중채무자는 6개월 사이 60%나 급증했다. 정부와 여당이 25일 소상공인 보호대책을 내놓았다.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30조원 규모의 금융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관건은 실천이다. 청년과 자영업자들이 체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정부 대책이 은행 창구에서 막히지 않도록 점검하고, 금리 인상기에 금융기관들이 이자놀이를 하지 않는지 철저히 감독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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