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우조선 매각, 빠른 정상화 필요하지만 졸속 시비 없도록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가 한화그룹으로 바뀌게 됐다. 대우조선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한화 계열사 6곳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유상증자 규모는 2조1만3450원이며, 주당 1만9150원에 주식 1억443만8643주를 신규 발행해 조달한다. 내년 3월쯤 새 주식이 상장되면 한화그룹은 대우조선 지분 49.3%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현재 지분 55.7%를 가진 최대주주 산업은행은 지분율이 28.2%로 낮아진다. 산업은행과 한화그룹은 이날 조건부 투자합의서를 체결했다. 1999년 대우그룹 해체 이후 계속돼온 대우조선의 새 주인 찾기가 23년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대우조선은 그동안 경영 과정에서 온갖 논란을 불렀다. 실적은 부풀리고 손실은 축소하는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가 적발됐다. 임직원은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전세기를 동원한 호화판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사장은 정치권에 연임 로비를 벌이기 바빴고, 사외이사 등은 낙하산을 탄 정치권 인사의 몫이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7547억원 적자였고, 올해도 상반기에만 6000억원 적자를 냈다. 지난해 8조4000억원이었던 부채는 계속 늘어나 올해 10조원을 넘어섰다. 부채비율은 700%에 근접했다. 막대한 공적 자금을 투입해 겨우 도산을 막아왔다. 호황기에도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은 외면했다.

대우조선을 조속히 정상화할 필요는 있다. 다만 인수할 기업을 서둘러 찾는 과정에서 헐값에 경영권을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유상증자 대금 2조원은 한화가 처음 대우조선 인수를 시도했던 2008년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산은은 대우조선에 공적자금 4조2000억원을 포함해 7조원 넘는 자금을 지원했다. 유상증자 방식이어서 산은은 공적자금을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한다. 공적자금 원금만 회수하려 해도 대우조선 주가가 7만원 이상으로 올라야 한다.

한화그룹이 최종 인수 대상자는 아니다. 조건부 투자계약 체결 이후 경쟁입찰을 통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 투자자가 나오면 인수 대상자는 바뀔 수 있다. 대우조선 정상화가 시급하지만 졸속으로 진행해서는 안 된다. 최종 결정 전까지 대우조선 유상증자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기업을 찾는 노력이 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향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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