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NLL 이남까지 미사일 쏜 북, 도발 즉각 멈춰라

북한이 2일 분단 이후 처음으로 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남측도 몇 시간 뒤 비슷한 무력시위로 대응하며 한반도의 긴장이 급격히 높아졌다. 핵무기를 가졌다는 자신감에 기반한 북한의 모험주의적인 군사행동 가능성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

북한은 이날 동·서해상에 20발 넘는 미사일을 발사했다. 특히 오전에 동해로 발사된 3발의 탄도미사일 중 1발은 NLL 이남 26㎞ 공해상에 떨어졌다. 미사일 진행 방향에 있던 울릉도 일부 주민들이 공습경보에 놀라 대피하는가 하면 어선들이 조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 미사일이 떨어진 곳은 속초 동쪽 57㎞, 울릉도 서북쪽 167㎞ 지점으로 한국 영해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한국군은 강릉에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의 요격 범위 밖이라며 요격을 시도하지 않았다. 대신 몇 시간 뒤 비례 대응 원칙에 따라 F-15K 등을 띄워 동해 NLL 이북 공해상으로 3발의 공대지 미사일을 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 이후 “국가애도기간 중 자행했다는 점에서 개탄스럽게 생각한다.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의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모든 수단을 활용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2010년 연평도 포격 등을 통해 NLL 이남으로 해안포나 방사포를 쏜 적은 있지만,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을 쏜 적은 없다. 한·미가 지난달 31일부터 진행 중인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에 대응해 북한이 군사 행동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런 방식의 도발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북한의 전례 없는 모험적 군사 행동을 규탄한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공군력에서 절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북한이 남측의 허를 찌르려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미국 항공모함이 동해상에서 훈련을 하고 있을 때에도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로 대응하는 등 예전보다 더 대담한 모습을 보였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자신감 아래 행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매우 위험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북한은 북한대로 공세 수위를 높인 전술로 한·미 양국의 대비 태세를 시험하고 있고, 남측은 2010년 연평도 포격 당시 머뭇거린 것과 달리 강력 대응 방침을 세웠다. 남북이 강 대 강 대결 자세를 보이면서 충돌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군사적 충돌은 남북 모두에 재앙이다. 북한은 도발적 행동을 즉각 멈춰야 한다. 정부와 군당국은 철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는 한편 불필요하게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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