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면으로 말 뒤집은 남욱, 법원에서 진실 가려야

대장동 개발업자 남욱씨가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되자마자 자신의 과거 발언을 180도 뒤집었다. 남씨는 21일 자신의 재판에 출석해 “2015년 2월부터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실 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김만배씨에게서 들어서 알았다”고 말했다. 남씨는 2013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전달한 3억5200만원에 대해서도 “(유 전 본부장이) 본인이 쓸 돈이 아니고 높은 분들한테 드려야 하는 돈이라고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대장동 건이 불거지자 미국으로 도피했던 남씨는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이재명 도지사는) 합법적인 권한을 이용해서 사업권을 뺏어간 사람”이라며 “이재명은 씨알도 안 먹힌다”고 말한 바 있다.

대장동 일당은 그동안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김만배씨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앞서 석방된 유 전 본부장에 이어 남씨도 진술을 번복했다. 남씨 발언이 사실이라면 엄청난 폭발력을 가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사업의 ‘몸통’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남씨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혼란스럽다. 남씨는 이날 이재명 이름 석 자를 언급하면서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실’이라고 표현했다. 물증은 제시하지 않은 채 ‘김만배씨에게서 들어서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대장동 사건을 주도한 김씨는 여전히 천화동인 1호는 자신의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남씨는 검찰이 “지난해 조사 때 이재명 측 지분을 말하지 않은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당시에는 선거도 있었고, 입국하자마자 체포돼 정신이 없어서 솔직하게 말을 못했다”고 답했다. 이 대표가 대선에서 졌기 때문에 진술을 바꿨다는 것인데, 상황에 따라 달라진 진술을 얼마나 믿어야 할지 의문이다. 남씨는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고, 한나라당 의원 측에 로비를 벌여 LH공사가 대장동 사업 추진을 포기하도록 했다는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력도 있다. 대장동 사업을 둘러싼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유죄 여부에 관한 법원 판단은 남씨 등 금품 공여자들의 진술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원은 공여자 진술 내용의 합리성과 상당성, 일관성 외에도 공여자의 인간됨과 공여자가 진술로 얻는 이득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만에 하나 검찰이 이들과 거래를 하거나 언론 플레이를 통해 여론몰이 재판을 시도하면 거센 후폭풍을 맞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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