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격적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 97% 격감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7% 급감했다. 3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은 302조2314억원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3조3766억원으로 16% 감소했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은 4조3061억원으로 69% 줄었고, 통상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반도체 부문은 97% 감소한 2700억원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한국 제조업 전체 매출의 10% 이상, 수출의 약 30%를 담당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예상 밖 실적 악화)로 각종 국가 경제 지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발표된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한 달 새 1.6% 감소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4월(-1.8%) 이후 32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전산업생산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연속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 경제에 충격을 준 201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반도체 수출은 최근 5개월 연속 감소했고, 한국의 전체 수출도 지난 1월까지 4개월 연속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보다 0.2%포인트 올리면서도 한국은 오히려 0.3%포인트 낮췄다. 중국의 경제 활동 재개(리오프닝)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미국과 유럽 지역의 경제 상황은 호전되지만 한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본 것이다.

반도체 D램의 가격은 이달에만 18%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업황 둔화와 재고 증가로 반도체 가격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부진이 올 상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올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첫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인위적 반도체 감산’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까지 손실을 버티면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실적 발표 후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 투자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설 투자 결정이나 반도체 공급량 조절 같은 장·단기 전략을 세우는 것은 삼성전자의 몫이지만, 삼성전자의 적자 규모가 커져 최악의 국면에 빠질 경우에 대비한 정책은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고 지속 발전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삼성전자에 대한 국가 경제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도 시급하다. 삼성전자의 실적에 한국 경제 전체가 요동치거나 일희일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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