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치솟는 사교육비, 과감한 투자·공교육 활성화로 해결해야읽음

학생 수 감소에도 가계의 사교육비 지출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초·중·고 학부모들이 지출한 사교육비 총액은 26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7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해 학생 수는 전년도에 비해 4만명가량(0.9%) 줄었지만 사교육비 총액은 26조원으로 전년도보다 2조5000억원(10.8%) 늘었다.

사교육비 증가세는 가팔랐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원으로 전년도(36만7000원)에 비해 11.8% 늘었고, 사교육을 받은 학생만을 대상으로 실제 사교육비를 평균 낸 결과도 2021년 48만5000원에서 지난해 52만4000원으로 7.9% 올라 사상 처음으로 50만원을 넘었다. 고교 1학년의 경우 참여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 금액이 70만6000원에 달했다. 지난해 4분기 월평균 가구소득이 48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자녀가 2명인 가구의 경우 소득의 20~30%가 사교육비로 지출되는 셈이다. 계층·지역 간 사교육비 격차도 더 커졌다. 월 소득 800만원 이상인 가구는 1인당 사교육비가 64만8000원인 반면 300만원 미만인 가구는 17만8000원으로 3.7배 많았다. 사교육 참여율도 800만원 이상 가구는 88.1%, 300만원 미만 가구는 57.2%로 차이가 컸다. 서울은 전남보다 2배 넘게 사교육비 지출이 많았다. 사교육비마저 양극화 현상이 심화한 것이다.

사교육비의 폐해가 날로 커지고 있다. 부의 대물림을 고착화하고 계층 이동을 막는다. 과도한 입시 경쟁은 어린 학생들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해치고, 가계의 소비 여력을 줄여 경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세계 최저인 출생률과 경제협력개발기구 1위인 노인 빈곤율도 막대한 사교육비가 한 원인이다. 당국은 사교육비 증가의 원인을 코로나19 장기화로 학교 대면 교육이 축소되면서 학습 결손 우려가 커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안이한 인식이다. 정부 통계에 잡히지 않는 대입 재수생들의 학원비, 영·유아들의 사교육비, 교육방송(EBS) 교재 구입비, 방과후 학교 비용 등까지 고려하면 가계의 실질적인 사교육비 지출 규모는 더욱 커진다. 교육은 가난한 사람에게도 희망이 돼야 한다.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공교육 투자를 늘려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중시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대학·학과 서열을 해소하고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를 줄이는 노력도 경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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