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 여성의날, 한국 유리천장지수는 올해도 OECD 꼴찌

매년 3월8일 ‘세계 여성의날’에 즈음해,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유리천장지수’를 발표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여성 지위를 평가하는 지표다. 115주년 세계 여성의날을 앞두고 6일(현지시간) 공개된 2022년 유리천장지수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29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발표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한국은 줄곧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규모 세계 10위권을 자랑하고, ‘K컬처’로 문화강국 반열에 오른 한국의 부끄러운 현주소다.

유리천장지수는 고등교육 수준, 노동 참여율, 성별 임금 격차, 기업 이사회 여성 비율, 의회 내 여성 비율 등 10개 세부 지표를 종합해 평가한다. 한국은 특히 성별 임금 격차에서 참담한 수준이다. 2022년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는 31.1%로 OECD 평균(12%)의 2배를 넘는다. 기업 이사회 여성 비율은 12.8%(평균 30.1%), 의회 내 여성 비율은 18.6%(평균 33.8%)에 그쳤다. 이코노미스트는 “여전히 가족과 (직업)경력 중 택일해야 하는 일본과 한국이 최하위 두 자리(28·29위)를 채웠다”고 지적했다.

올해 세계 여성의날 주제는 ‘공정을 포용하라’(Embrace Equity)이다. ‘평등(Equality)’의 개념이 오랫동안 ‘기회의 평등’으로 해석되면서, 모든 개인에게 동일한 기회와 자원을 제공하면 ‘결과의 평등’까지 보장할 것이라는 믿음이 지배해왔다. 그러나 이는 허구에 그쳤다. 직장생활이란 트랙 경기에서 남녀가 똑같은 출발선에 선다 해도, 여성 앞에는 출산·육아·가사노동 부담 같은 허들이 놓여 있다. 다수 남성이 직선 주로를 전력질주하는 동안 수많은 여성들은 허들에 부딪히며 경력단절을 겪는다. ‘공정을 포용하라’는, 개개인의 상황을 고려한 기회와 자원의 ‘공정한’ 배분만이 진정한 ‘평등’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메시지다.

윤석열 정권은 성평등 가치를 왜곡하고, 이를 정치적 이해에 활용하려는 행태를 보여왔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추진하고, 개정 교육과정에서 성소수자·성평등·재생산권 표현을 삭제하고, 임신중지 의약품 허가 절차를 지연시켰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 유리천장지수는 윤 대통령이 부인하는 ‘구조적 성차별’을 숫자로 입증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은 한국 사회가 수십년간 일궈낸 성평등·여성 인권의 성과를 퇴행시키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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