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 대표 주변에서 이어지는 안타깝고 석연찮은 죽음들읽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인 지낸 전모씨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도 성남시의료원 장례식장 입구에 10일 취재진이 조문 예정인 이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 김창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인 지낸 전모씨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도 성남시의료원 장례식장 입구에 10일 취재진이 조문 예정인 이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 김창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모씨가 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씨는 노트 6쪽 분량의 유서에 “나는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 등 검찰 수사를 성토하는 내용을 남겼다고 한다. 이 대표를 향해서도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취지의 문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주변 인물이 사망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한 생명이 스러지는 것도 안타까운 일인데, 이 대표 주변에서 유독 이런 일이 자주 벌어지니 당혹스럽다.

전씨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때 비서실장·기획조정실장을, 경기지사 당시에는 초대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후 경기주택도시공사로 옮겨 사장 직무대행까지 지낸 뒤 지난해 말 퇴직했다. 이 대표가 성남FC 구단주 시절 여러 기업에 건축 인허가 등에서 편의를 제공하고 170억여원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전씨도 개입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전씨를 네이버의 40억원 후원금 지급 과정에서 협상 창구 등 역할을 한 이 대표의 공범으로 보고 있다. 또 경기지사 비서실장 때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모친상에 조문했는데, 이 대표를 대신해 조문한 것으로 보도되자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결국 이 대표에 대한 수사와 얽혀 심적 부담을 느낀 것이 죽음의 원인이 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 대표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인사들의 죽음은 전씨가 처음이 아니다. 2021년 12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전 개발1처장, 지난해 7월 이 대표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연루된 배모씨의 40대 지인이 각각 극단적 선택을 했다. 병사로 결론이 나기는 했지만 지난해 초엔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처음 제보한 이모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한 정치인의 주변에서 이처럼 여럿이 사망한 전례가 없다. 극단적 선택만 네 차례나 이어지다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이 대표는 10일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검찰이 없는 사실을 조작해서 들이대니 억울해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 아니냐. (이 죽음이) 이재명 때문이냐”고 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 대표 주변에서 관련자들이 잇따라 사망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전씨는 지난해 12월 한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을 뿐이다. 이에 대해 설명할 책임이 이 대표에게도 있다. 여당이 이 대표를 향해 비난하는 것도 온당치 않다. 검찰도 과도한 압박수사가 없었다는 말로 면책될 수 없다. 이런 석연찮은 죽음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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