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본격화한 고용한파, 청년실업 대책 수립에 매진해야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31만2000명 증가에 그쳤다. 2021년 2월(47만3000명) 이후 가장 증가폭이 작았다. 고용의 질도 악화됐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제조업 취업자 수가 2개월 연속 감소했고, 평균 근로시간도 주당 41.9시간으로 전년보다 0.3시간 줄었다. 청년 고용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41만3000명 늘었지만 청년(15~29세) 취업자는 12만5000명 줄었다. 청년 실업률은 지난달 7.0%로 1년 전에 비해 0.1%포인트 올랐다. 경기 침체로 고용이 빙하기에 들어가고 있다는 징표이다.

고용은 국가 경제의 핵심이자 최고의 복지다. 직장이 없으면 소득이 없고 생활이 궁핍해진다. 긴 실업상태는 개인의 삶을 무너뜨린다. 특히 청년 실업은 당사자에게 큰 고통일 뿐 아니라 온 집안의 우환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고용 문제에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노동연구원 등은 올해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을 밑돌며 전년도의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일자리 관련 예산부터 대폭 깎았다. 청년 고용 기업에 지원하는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은 지난해 9952억원에서 올해 2293억원으로 줄었다.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 정원의 2.8%인 1만2442명을 구조조정하는 내용의 조직·인력 효율화 정책도 추진 중이다. 재정을 풀어 일자리를 만들어도 부족할 판에 공공 부문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다.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주 69시간 근무제 도입도 고용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법정 근로시간을 줄여야 일자리가 늘어나는데 정부는 노동정책에서마저 거꾸로 가는 것이다.

청년 실업은 난제이지만, 정부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노조원들의 공고한 기득권 때문에 신입사원 채용이 어렵고, 중·장년층이 과도하게 일자리를 차지해 청년층의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엉뚱한 소리만 하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낼 생각은 하지 않고 노노 간, 세대 간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 고용은 대표적인 경기 후행 지표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 역시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높고, 고금리·고물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지리라는 점을 고려하면 고용의 양과 질은 악화될 게 뻔하다. 정부는 고용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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