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은경 혁신위 체제, 민주당 쇄신의 마지막 기회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5일 혁신위원장에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임명했다. 혁신위 출범은 지난달 14일 의원총회에서 혁신기구 설치를 약속한 지 한 달 만이고,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위원장에 인선된 당일 물러난 지 9일 만이다. 김 위원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위기에 빠진 민주당의 쇄신작업을 지휘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맡았고, 2015년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무감사위원을 지냈다. 당은 정당활동 경험이 없는 대신 참신성이 있고, 원칙주의적 성향이어서 적임이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혁신위원장 최종 후보 3명 중에 비명계가 지지한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 친명계와 가까운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와 달리 계파색이 옅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백지 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 혁신위원 인선부터 혁신위 역할, 혁신의 방향과 과제에 이르기까지 정해진 게 전혀 없다. 당장 비명계에선 이재명 대표 체제의 한계를 극복할 혁신을 요구하지만, 친명계는 당원 권한 강화와 의원 기득권 타파를 위한 혁신에 무게를 둔다. 이 때문에 당내에는 정치력을 검증받지 못한 김 위원장이 뚝심 있게 밀고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이 대표는 16일 “혁신기구가 우리 당과 정치를 새롭게 바꾸도록 모든 것을 맡기겠다”며 “혁신기구 개혁안을 전폭 수용하겠다”고 했다. 쇄신 전권을 부여하기로 약속한 만큼 이 대표는 혁신위의 활동에 일절 관여해서는 안 될 것이다. 혁신위에 지도부의 입김이 닿는 순간, 쇄신은 실패로 귀결되고 만다.

민주당에 대한 민심은 싸늘하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보유·거래 논란 등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자 온정주의와의 절연을 선언해놓고도 윤관석·이성만 의원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 공분을 샀다. 김 위원장은 당이 처한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내로남불’에 찌든 관성을 배척하고 당을 뿌리부터 바꿀 방안을 만들어내야 한다. 팬덤정치 극복 등 당내 민주주의를 바로 세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총선 공천 제도에 부족한 점은 없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친명, 비명 중 어느 쪽을 만족시키는 쇄신 방안은 필요 없다. 기준은 오로지 국민의 눈높이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을 쇄신할 마지막 기회라는 심정으로 임해야 한다.


Today`s HOT
군 수송기에 탑승 하는 뉴질랜드 관광객들 신심 가득한 까손 보름축제 토네이도로 훼손된 풍력 터빈 소요 사태 발생한 뉴칼레도니아
홍수 피해로 진흙 퍼내는 아프간 주민들 축하받으며 귀국하는 북한 여자축구 선수단
범람한 카우카강 주러 이란대사관 앞에 놓인 추모 꽃다발
꼬까옷 입고 패션쇼 칸영화제 찾은 베테랑2 주역들 테헤란에 모인 라이시 대통령 애도 인파 후지산 편의점 앞에 가림막 설치하는 인부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