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장동 비리 박영수 구속하고 ‘50억 클럽’ 수사 속도 높이라

검찰이 지난 26일 대장동 사업 비리와 ‘법조인 50억 클럽’ 의혹에 연루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지 1년9개월 만이니 늦어도 너무 늦었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2014년 11월 남욱씨 등 대장동 일당이 주도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우리은행이 참여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 대가로 200억원과 단독주택 2채를 받기로 약속받았다고 보고 있다. 박 전 특검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2015년 4월 5억원을 받고, 50억원 상당의 이익을 약속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2015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선거자금으로 3억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봐도 박 전 특검이 대장동 비리의 단순한 조역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검찰의 팔은 늘 안으로 굽는다. 현재로서는 박 전 특검 구속영장 역시 요식행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검찰은 50억 클럽 중 유일하게 곽상도 전 의원을 구속 기소했다. 그런데 판사 앞에서 증거 입증을 도대체 어떻게 했는지 곽 전 의원이 아들을 통해 받은 50억원 뇌물 혐의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은 대장동 사건 초기부터 박 전 특검 연루설이 제기됐지만 수사에 소극적이었다. 박 전 특검이 2009년 대검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대출 의혹 수사에 관여한 사실도 알고 있었다. 2021년 11월 김만배씨 조사에서는 대장동 일당이 2014년 ‘박영수 로펌’에서 범죄를 모의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박 전 특검의 자녀와 지인이 대장동 일당과 이런저런 관계를 맺고 거액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3월 말 국회가 ‘50억 클럽 특별검사법’을 논의하기 전까지 박 전 특검에 대한 강제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검찰이 뭉갠 것은 박 전 특검 의혹만이 아니다. 검찰은 김만배씨가 2021년 9월 김수남 전 검찰총장을 만나 대장동 사건 대책을 논의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지금껏 감감무소식이다. 대장동 녹취록에 거론된 권순일 전 대법관 등에 대한 조사도 없었다. 한동훈 법무장관이 곽 전 의원에 대해 재수사를 벌이겠다고 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검찰은 박 전 특검 신병 확보에 허점이 없게 하고, 50억 클럽 법조인들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이 사건은 결국 특검이 다룰 수밖에 없고, 검찰에 주어진 시간도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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