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대통령, 기시다 총리에게 ‘오염수 방류’ 재고 요구해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7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기준에 부합”하며 한국 바다에 미칠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어 한국 정부도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결론은 일본 도쿄전력이 설정한 개념적 틀 내에서 정합성을 따졌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게 곧 유일한 과학적 판단이니 안심해도 된다는 주장은 수용하기 어렵다.

원안위는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계획에 대한 과학기술적 검토’ 요약본에서 “계획대로 지켜진다”는 전제하에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한 오염수 정화가 배출 기준 이내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또 장기간 피폭 시 인체와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해 “국제기준 및 일본이 정한 (방사)선량제약치에 적합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IAEA 보고서 틀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IAEA 보고서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문제가 지적됐다. 방사능 오염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주변국들이 해양 방류로 얻을 이익이 없다는 점은 고려하지 않았고, 고체화 후 육상 보관이라는 더 안전한 대안은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 장기간에 걸친 생물 농축 등 방사능영향평가는 제한적 조건하에서 추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10월 두 차례 추가 채취한 시료 분석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결론을 내린 것도 문제다. 일본 일정에 쫓겨 졸속 평가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원안위가 말한 ‘국제기준 부합’ 보증이 위험성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원안위도 차마 불확실성이 없다고 단언하지는 않았다. 피폭 가능성이 ‘기준치’보다 낮다고 했을 뿐이다. 하지만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오염수 해양 방류에 동의하기에는 피폭 위험성은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 방사능의 해양 생물체 축적, 음식물 섭취를 통한 내부 피폭의 경우 ‘기준치’가 의미가 없기 때문에 방사능 오염물질 투기는 가능하면 하지 않아야 한다.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로 하여금 행운에 의존하도록 상황을 몰아가는 것은 너무나 잔인하지 않은가.

윤석열 대통령은 내주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면 시민들의 우려를 분명히 전하고 오염수 방류를 재고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국내로 들어올 일은 결코 없을 것”(대통령실 대변인, 3월30일)이라는 약속을 지키기 어렵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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