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건희 일가 땅’ 늪에 빠진 양평 고속도로 갈등 출구 찾아야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일 뒤늦게 해명에 나섰지만 의혹을 가중시켰다. 1조8000억원의 대형 국책사업을 장관의 말 한마디로 백지화하며 빚어진 대혼란의 본질은 분명하다. 윤석열 정부 집권 후 예비타당성조사(예타)까지 마친 종점 노선이 왜 변경됐는지, 그 변경에 김건희 여사 일가 땅과 관련이 있는지가 의혹의 본질이다.

국토부는 도로 종점이 김 여사 일가 땅이 있는 강상면으로 변경된 시점이 지난해 5월이라고 했다. 두 달 전인 3월부터 민간 용역업체가 타당성 조사를 했는데, 이 업체가 강상면을 대안으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지금까지 2022년 7월 국토부가 양평군에 종점안 변경 의견을 요청했고, 양평군이 8일 만에 제시한 3개 대안에 강상면 종점안이 있었다고 했다. 국토부는 ‘5월, 업체 관계자’ 등장을 처음부터 설명하지 않은 이유를 밝혀야 한다. 또 허송세월하다가 윤석열 정부 집권 뒤에야 ‘강상면 종점’이 낫다고 판단한 까닭과 여권 내 누구의 지시로 종점 변경 작업이 시작됐는지도 규명돼야 한다.

강상면 일대에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있다는 사실은 의혹의 시작이자 끝이다. 원희룡 장관은 지난달 29일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 일가 땅이 강상면 일대에 있다고 원 장관에게 질의한 장면이 공개됐고, 검찰은 2021년 12월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했다. 윤석열 대선 캠프 전략총괄본부장이던 원 장관이 이런 정황을 몰랐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또 대선 공약을 주무장관이 독단적으로 노선을 변경하고 백지화한 것은 비상식적이다.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건지 묻게 된다. 김 여사 일가 땅이 실존하는 한 ‘강상면 종점’ 고속도로를 추진할 정부 동력은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

본질이 규명되지 않으니 물타기와 책임 떠넘기기만 횡행한다. 민주당의 ‘권력형 비리 국정농단’ 공세에, 국민의힘은 ‘민주당 전 군수 게이트’라고 맞불을 놓고 있다. 사태를 책임져야 할 대통령실은 국토부와 국회에 미룬 채 뒷짐만 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뒤로 숨지 말고 의혹 규명에 적극 나서야 한다. 윤 대통령은 전모를 밝히는 진상조사를 지시하고, 민주당은 개발이익환수제를 적용해 공공개발의 사적 이익을 근절하는 제도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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