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2·12 쿠데타와 이완용 두둔한 신원식, 국방장관 자격 없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역사관이 여러 논란을 빚고 있다. 신 후보자는 2019년에 전두환 신군부의 12·12 쿠데타에 대해 “나라를 구하러 나왔다고 본다”고 했고, 5·16 쿠데타를 “문명사적 관점에서 위대한 혁명”이라고 발언했다. 이렇게 군사쿠데타를 옹호하는 인사가 어떻게 국방부 장관에 지명됐는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헌법 제5조 2항은 군의 정치적 중립성 준수를 명시해놓았다. 군의 정치적 개입을 철저히 금지하는 조항이다. 헌법·법률의 최고 해석 기관인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12·12’와 ‘5·16’을 쿠데타로 규정한 것도, 역사적 법정에서 전두환·노태우 신군부를 엄벌로 단죄한 것도 무력을 동원해 정권을 침탈한 행위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음을 사법적으로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당시) 재야투쟁가로서 격한 얘기를 한 것”이라고 변명했지만, 이 발언은 군인으로서 왔다 갔다 해서는 안 되는 가치관 문제이다. 1979년 육사 생도였던 신 후보자가 군 지휘권에 항명해 쿠데타를 일으킨 신군부 행동이 옳았다는 반헌법적 신념을 피력한 것은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다.

신 후보자가 2019년 광화문 집회 연설문에 “이완용이 어쩔 수 없었다”고 두둔했던 것도 20일 새롭게 드러났다. 일본과의 국력 차이로 독립을 유지하기 힘들었다는 뉴라이트 식민사관을 펼친 것이다. 그랬던 신 후보자는 5·18특별법과 촛불집회를 폄훼하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막말을 퍼부었다. 신 후보자가 1985년 중대장으로 근무한 부대에서 발생한 병사 사망사고 원인에 대해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는 ‘잘못 발사된 박격포(오발탄)’였으나 ‘불발탄’에 의한 것으로 조작됐다고 결론내렸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이 의혹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이종섭 장관이 채모 상병 사망 사건 수사의 외압·거짓말 의혹 속에 물러나고, 육사의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으로 군의 위신은 바닥에 떨어졌다. 가벼운 처신과 막말로 얼룩진 이가 국방·군사 업무를 총괄하는 장관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장병들의 사기를 진작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신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는 27일로 잡혔다. 신 후보자는 반헌법적 발언과 왜곡된 역사인식, 군 사망사고 조작 의혹 등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미 부적격 사유는 선을 넘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런 신 후보자를 묵인할 게 아니라면,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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