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자금 못 갚는 청년 대출자 급증, 해답은 일자리다

지난 7월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센터에서 한 시민이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보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지난 7월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센터에서 한 시민이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보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하는 청년이 크게 늘고 있다. 5일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생 가운데 소득 기준(2394만원)에 미달해 상환을 개시하지 못한 이가 지난해 10만8789명으로 파악됐다. 취업을 못했거나 저임금이란 뜻이다. 그 숫자도 1년 새 23.6%나 급증했다. 의무상환을 시작했다가 실직·소득감소로 중단한 청년도 매년 10만명 선에 달했다. 학자금 대출 대상인 소득 8분위 이하 중·저소득층 청년들의 고통을 짐작케 한다.

통계 속의 청년 현실은 참담하다. 15~29세 청년 취업자 수는 지난 8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전 연령층을 통틀어 청년 고용률만 하락해 40%대에 그치고 있다.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해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들도 코로나19 이후 크게 늘었다. 청년 실업은 숱한 사회경제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제2금융권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20·30대가 부쩍 늘었다. 극심한 취업난에 고립·은둔 청년은 약 54만명에 달하는 걸로 추정된다. 20대는 우울증 환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가 됐고, 극단적 선택·자해를 시도하는 청년들도 수년 새 급증세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더 커진 경제 타격에 젊은이들이 무너지고 있다.

그럼에도 뚜렷한 정부 일자리 대책은 안 보인다. 오히려 재정건전성을 앞세운 내년 예산안에서는 청년내일채움공제·청년추가고용장려금 등이 1조5600억원이나 삭감됐다. 청년 고용시장이 얼어붙은 와중에 정부 사회안전망이 더 헐거워지는 격이다. 민간에 청년 일자리 해결을 맡기겠다는 것인데, 대기업 10곳 중 6곳은 경영 불확실성을 이유로 올 하반기 채용계획이 없다고 한다. 청년 일자리 문제를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 청년들이 노동시장 참여 기회를 놓치면 국가 미래와 경쟁력이 흔들리게 된다. 일자리도 주거도 불안한데, 국가 재앙인 저출생이 타개될 리 만무하다. 정부는 민간의 청년 고용을 독려하고, 직접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도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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