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 ‘용산 출장소’ 오명부터 벗어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3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김기현 대표와 만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3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김기현 대표와 만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 쇄신 작업을 이끌 혁신위원장에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가 23일 임명됐다.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총체적 난국에 빠진 여당 진로와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대수술이 그의 손에 쥐였다. 혁신위원회는 위원 인선 등을 거쳐 이르면 이번주 공식 출범할 걸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혁신위원장을 인선하는 데 열흘 넘게 걸렸다. 외부 적임자를 물색하다 계속 거절당하고, 김기현 대표 입맛에 맞는 사람을 찾다 늦어졌다는 말도 나온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푸른 눈의 귀화인’인 인 위원장이 혁신기구를 이끌게 됐다. 정치 경험이 미미한 의대 교수여서 정당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당내 우려도 나온다. 중요한 것은 인 위원장의 쇄신 의지일 것이다.

인 위원장은 혁신 방향에 대해 “와이프와 아이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듣고 변하고 희생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당이 처한 위기의 본질을 냉철하게 진단하고, 쇄신 방향과 과제를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혁신 코스프레’가 아니라면 국민 눈높이에 맞춘 정치·정책·공천 혁신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인요한 혁신위’는 ‘대통령실 여의도 출장소’라는 집권당의 오명을 벗어야 한다. 여당이 이렇게까지 무기력·무능력할 수 있냐고 비판받는 것은 ‘친윤’ 지도부가 대통령실에 종속돼 윤석열 대통령에게 찍소리도 못하기 때문이다. 수직적 당정관계가 계속된다면 어떤 쇄신안도 소용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인 위원장은 최우선 과제로 “통합”을 꼽았는데, 비주류의 건강한 비판을 수용할 수 있는 언로를 만들어야 한다. 친윤·영남에서 벗어나 인재를 발탁할 수 있는 공천 제도를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당 혁신위원회는 국정 운영에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 윤 대통령이 다른 길로 간다면 얘기해야 한다. 군은 국민 대다수가 반대한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추진에 이어 홍범도·김좌진·지청천·안중근·이회영 등 7명을 기리는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은 늘 옳다”고 했던 윤 대통령의 국민 기만 아닌가. 혁신위는 민생 위기 대책과 거꾸로 가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인 위원장은 당을 뒤엎겠다는 재창당 각오로 혁신에 임해야 한다. 김 대표는 “혁신위가 전권을 가지고 자율적·독립적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당연하다. 혁신위가 쇄신의 한계를 정해놓거나 대통령실·당 지도부의 입김에 휘둘린다면 그 결과는 볼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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