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희대 후보자 힘 실은 ‘영장심사 강화’, 옳은 방향이다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 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 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와 ‘조건부 구속영장제’를 도입하겠다는 전향적 입장을 피력했다. 두 제도는 과도한 구속 수사와 압수수색영장 발부 폐해가 커지면서 개선책으로 논의돼왔으나 그간 검찰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조 후보자가 국회 표결을 거쳐 대법원을 이끈다면, 검찰의 강제·과잉 수사에 대한 보다 강한 사법적 통제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

조 후보자는 판사가 관련자를 불러 대면 심문을 할 수 있는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의사를 묻자, “대법관 회의에서 공론화해 논의해보겠다”고 화답했다. 지난 4일 검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인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로 경기도청을 14번째 압수수색했고, 이 의혹 수사의 압수수색은 무려 100여회나 이뤄졌다. 조 후보자는 “수사가 단기간에 일회적으로 끝나는 게 원칙”이라며 통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했다. 여당 소속 전직 판사인 주호영 인사청문위원장조차 “압수수색 과잉·남발 질의가 많은데 엄격히 심사해야 한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조 후보자는 구속영장을 발부하되, 피의자 거주지 제한·피해자 접근 금지 등 법에 정한 조건을 어길 때만 구속시키는 ‘조건부 구속영장제’ 도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무죄로 추정되는 피고인이 재판을 받기도 전에 방어권이 중대하게 침해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판결에서 보수적 색채를 보인 조 후보자가 구속·압수수색 영장 심사 강화 방향을 제시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형사사법체계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사에 불가피하다며 광범위한 압수수색·표적 수사를 해온 검찰은 철저히 성찰할 대목이다.

새 사법수장이 어깨 위에 져야 할 짐은 많다. 경향신문·참여연대의 여론조사에서 시민 68.1%가 대법관 구성이 ‘다양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조 후보자는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일변도의 대법관을 다양화해 소수자·약자를 배려하는 판결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향후 2027년 6월 정년으로 물러나는 조 후보자 임기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퇴임 목전의 윤석열 대통령이 후임 대법원장 지명을 차기 대통령 당선인에게 넘겨 정치적 혼란을 줄일 필요가 있다.

윤석열 정부의 검사 출신 중용과 이념 정치로 사회는 진영 갈등이라는 몸살을 앓고 있다. 사법부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사법권 독립 수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조 후보자 다짐은 거듭 강조·검증해도 지나치지 않다. 조 후보자는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과 법관 독립을 굳건히 견지해 최후의 인권 보루인 법원 신뢰를 제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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