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연된 ‘요소수 사태’, 2년전 대란 겪고도 안이했던 정부

[사설 중] 재연된 ‘요소수 사태’, 2년전 대란 겪고도 안이했던 정부

중국의 요소 수출 통제로 국내 차량용 요소수 공급난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중국 외 국가로부터 요소를 수입하는 기업에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차량용 요소수 비축 물량을 두 배로 늘리고, 중국과도 외교적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6일 열린 관계부처회의에서 내놓은 대책이지만 이것으로 충분할지 의문이다. 이미 수개월 전부터 중국의 요소 수출제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었는데도 정부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정부는 이날 “국내 재고 및 중국 외 계약 물량으로 3개월분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요소수 대란이 벌어진 2021년과 다르다는 말이지만 안심하기 어렵다. 중국업계가 내년 1분기까지 요소 수출을 중단하고, 2분기 수출물량도 줄이기로 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국내 업계는 재고량이 내년 2월이면 바닥날 것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않는다. 중국의 수출 통제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전조가 있었다. 코로나19 종식 후 경기회복으로 중국 내 수요가 급등한 탓이다. 지난 9월 중국 당국이 요소 가격이 급등하자 업체들에 수출 중단을 요청했다는 외신보도가 나왔고, 이에 국내 대형마트 등에서 요소수 품귀 현상이 벌어진 바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제2의 요소수 대란은 없다’고 큰소리 쳤다가 봉변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중국의 수출 통제에 정치적 배경이 없다고 하지만, 이미 수출이 결정된 물량의 선적을 중단시킨 걸 보면 악화된 한·중관계와 무관하다고 단언할 수 없다. 자원 공급망을 틀어쥔 중국이 재채기라도 하면 한국이 몸살을 앓는 상황이 앞으로도 되풀이될 것이다. 2년 전 요소수 대란이 발생하자 정부가 수입처 다변화에 나서겠다고 했건만 올해 10월까지 중국산 요소수 수입 비중은 91%에 달한다.

요소 공급이 끊기면 국내 산업 전체가 막대한 타격을 입는다. 그 중요한 자원을 사이도 좋지 않은 중국에 의존하는 것 자체가 안이하다. 요소수 수급은 시장에 맡겨선 해결하기 어렵다. 국내에 생산 공장을 국영으로라도 짓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6일 서울 송파구의 매장에서 직원이 요소수를 진열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30일  중국 현지 기업이 한국의 한 대기업에 수출하려는 산업용 요소 수출을 보류했다.  성동훈 기자

6일 서울 송파구의 매장에서 직원이 요소수를 진열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30일 중국 현지 기업이 한국의 한 대기업에 수출하려는 산업용 요소 수출을 보류했다.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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