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태원법 거부·내리꽂기 공천, ‘한동훈 여당’ 새 정치와 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이 18일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참석한 첫 의총이라서 주목했으나, 여당의 ‘이태원 특별법’ 대처는 거부권 행사를 열어놓은 대통령실 기류와 닮았다. 아니, 그 수순밟기를 시작한 걸로 보는 눈이 많다.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 후 민심에 가까워지겠다고 한 참회가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도 달라진 게 없다.

여당은 야당에 재협상을 제안했다. 하지만 특별법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태워져 참사 후 450일에 이르기까지 무얼 했는지, 유족들이 특조위원 추천권을 양보한 국회의장 중재안이 나올 때까지 반대만 한 데 대해 반성부터 해야 한다.

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이날 “집권여당이 표결 거부에 이어 대통령에게 입법권 무시를 건의한다니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삭발식을 열었다. 검찰도 1년째 뭉개어온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참사 책임을 수사심의위 권고대로 기소키로 했다. 유족들 가슴에 패어 있는 멍울을 보면서 여당이 진상 회피만 몰두할 때인가. 여당은 ‘김건희 특검법’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을 거부한 윤 대통령에게 사회적 대참사의 진실을 규명할 특검법을 또 어깃장 놓지 말라는 민의를 전해야 한다.

한동훈 비대위도 시험대에 섰다. 당에서 ‘시스템 공천’을 발표한 다음날인 17일, 한 위원장은 서울 마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대위원을 정청래 민주당 의원 맞상대로 제시했다. 여의도사투리와 싸우겠다더니 ‘내리꽂기 공천’이라는 여의도 문법부터 보인 것이다. 한 위원장의 ‘국회의원 250명 감축’ 제안도 재탕된 반정치 포퓰리즘 역풍에 직면했고, 총선 출마자들 출판기념회가 다 끝난 뒤 내놓은 ‘출판기념회 금품수수 금지’ 공약은 뒷북 시비에 휩싸였다. 당 얼굴만 한동훈으로 바뀌었지 새 정치와는 먼 행태들이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여당 혁신위와 비대위에 민심이 요구한 건 분명하다. 수직적 당정관계를 바꾸고 독단적인 국정기조를 바꾸라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그걸 하고 있는가. 한 위원장은 야당 공격의 선봉에 서면서 오직 대통령 부부에 대한 현안은 선택적으로 무시·외면하고 있다. 한 위원장이 진정 새 정치를 하고 싶다면 여당의 ‘용산출장소’ 멍에부터 벗고, 국민 눈높이에서 여당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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