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6 대 1’로 더 기운 방심위, ‘방송 검열단’ 완장 찰 건가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윈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3차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윈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3차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 대통령 추천 몫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보궐위원 2명을 새로 위촉했다. 닷새 전 해촉안을 재가한 김유진·옥시찬 방심위원의 후임이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지난해 10~11월 국회의장이 추천한 방심위원 2명은 위촉하지 않았다. 이로써 여야 4 대 3 구도였던 방심위가 여야 6 대 1 체제로 바뀌면서 압도적인 여권 우위 구조가 짜였다. 윤석열 정부가 방심위를 ‘방송 검열기관’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노골화한 인사다. 류희림 위원장의 ‘청부민원’ 의혹 등으로 파행을 빚어온 방심위의 폭주가 제동 불능 상태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전임 문재인 대통령 추천 몫인 김·옥 위원은 최근 청부민원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항의하다 지난 17일 해촉됐다. 야권 추천 위원 두 자리를 장기간 공석으로 둔 채 대통령 몫 위원들만 서둘러 교체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노골적인 편파 인사다. 방심위의 여야 합의 구도는 안중에도 없는 비상식적 처사다.

윤 대통령은 불과 반년 만에 여야 3 대 6 구도를 6 대 1로 뒤바꿨다. 지난해 8월, 문재인 정부에서 위촉된 정연주 전 위원장을 해촉하고 류희림 위원장을 앉힌 게 시작이었다. 방심위원 9인은 대통령·국회의장·국회가 3인씩 추천해 대통령이 위촉하고 통상 여야 6 대 3 구도를 이뤄왔는데, 윤 대통령이 단기간에 여권 절대 우위를 구축한 것이다. 유일하게 남은 야권 위원마저 6 대 1 구도에서 거수기 역할은 의미 없다면서 심의·회의 참석 중단을 선언했다. 방심위 논의 체제가 마비되고 일방통행만 남은 셈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방심위의 여권 편중 구도를 만들어놨으니 정치적 독립·중립성에 입각한 공정한 심의는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여당 일색이 된 방심위가 윤 대통령의 2022년 미국 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MBC의 ‘날리면-바이든’ 보도에 대한 심의에 착수하기로 했다. 정권 입맛에 맞는 편파적인 심의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 자명하다.

류희림 체제의 방심위는 가짜뉴스 심의를 내세워 비판언론 탄압에 앞장서는 등 무리수를 연발했다. 청부민원 의혹에는 입을 닫은 채 적반하장으로 제보자 색출에만 혈안이 됐다. 이제 여권 일방 구도로 바뀌면서 청부민원에 대한 문제제기마저 묻힐 판이다. 논의와 심의의 잣대가 정부·여당 쪽에 일방적으로 기울어져 있는 방심위는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권력만 좇는 불공정·편향 방심위라는 오명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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