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 표의 가치,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른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마련된 운서동 제2 사전투표소에서 인천 중구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인쇄한 모의 투표 용지를 확인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마련된 운서동 제2 사전투표소에서 인천 중구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인쇄한 모의 투표 용지를 확인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4·10 총선 사전투표가 5~6일 이틀간 실시된다. 유권자들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신분증 확인만으로 전국 3565개 투표소 어디에서든 투표할 수 있다. 역대 총선 최고치를 기록한 재외선거 투표율(62.8%)이나 사전투표 의향 조사 결과(41.4%)를 보면, 우리 미래와 정치를 바꿀 유권자들의 투표 의지는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

이번 총선은 초입부터 과열됐다. 해병대 외압 수사 의혹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과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 고물가 속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발언 파동이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였고, 제1야당은 ‘비명횡사’ 공천 후유증을 겪었다. 윤 대통령 민생토론회가 ‘관권선거’ 시비를 키웠고, 여야의 선심성 공약과 막말도 이어졌다. 저출생·청년·성평등·기후위기 등 우리 사회 긴급한 의제와 갈급한 민생 대책들은 퇴행하거나 뒷전으로 밀렸다. 시대정신이 실종된 총선이란 탄식이 과장이 아니다.

여야는 이제라도 답이 없는 선거에 몹시 실망하면서도 정치 무관심이 상황을 악화시킬까봐 투표에 나서는 적잖은 유권자들의 진심을 헤아려야 한다. 선 넘은 인신 공격이나 흑색선전으로 정치 혐오만 높이는 선거도 멈춰야 한다. 정치가 변하고 민생을 해결하길 바라는 민심을 못 보는 것인지, 안 보는 것인지 묻고 싶다.

사전투표는 선거마다 투표율이 높아지면서 대세가 됐다. 분산투표 성격이 강하지만, 사전투표가 많이 이뤄지면 전체 투표율도 높아지는 게 지금까지 추세다. 공표금지 직전인 3일까지 총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50여곳 선거구에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여야 지도부와 후보들이 일제히 사전투표를 예고한 것도 투표 독려를 위한 절박한 몸짓으로 보인다.

아직도 전국적으로 접전 선거구가 많은 만큼 지지층 결집을 위한 막말과 비방, 고소·고발, 묻지마식 폭로 등이 더 기승을 부릴 우려도 있다. 여야 정당은 오는 10일 본투표까지 남은 기간이라도 막말을 자제하고, 통합과 민생 해결의 정책 경쟁을 하길 당부한다.

투표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투표를 포기하면 정치는 더 악화할 뿐이다. 정당·지역 공약과 인물 됨됨이를 꼼꼼히 살피고, 차선·차악도 견주며 국민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기 바란다. 정치에 실망해 투표를 망설이는 유권자가 있다면 어떤 정당이 뒤늦게나마 정치의 품격·신뢰를 복원하고 희망을 주려고 노력하는지도 기준으로 삼을 만하다. 그렇게 주권자의 한 표 한 표가 모여 대한민국의 미래와 방향을 결정한다. 이제 ‘유권자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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