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심은 윤석열 정권을 무섭게 심판했다

[사설] 민심은 윤석열 정권을 무섭게 심판했다

‘정권심판’ 민심은 매서웠다. 10일 열린 22대 총선은 야당의 압승, 여당의 참패로 막을 내렸다. 방송 3사 출구조사와 11일 0시30분 현재 개표 상황을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비례)은 수도권·충청권의 압도적 우세를 통해 170석 넘는 의석이 유력하다. 국민의힘·국민의미래(비례)는 개헌 저지선(101석)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2년간 무능·무책임·고집불통 국정을 해온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남은 3년은 달라야 한다는 총선 민심에 담긴 절망과 열망을 정부·여당은 뼛속 깊이 새겨야 한다.

총선 민심은 집권 중반에 들어선 윤석열 정부를 ‘불신임’을 넘는 수준으로 무섭게 심판했다. 조국혁신당 등을 포함하면 범야권 의석은 190석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강력 경고했음에도 계속된 오기 국정에 “더 이상은 못 참겠다”는 민심이 폭발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권 여당으로선 최악의 참패다.

대선 후 2년 만에 극적으로 변한 민심은 윤석열 정권의 거듭된 실정 외엔 설명할 길이 없다. 2년 동안 국민 안전, 경제·민생, 외교, 인사, 협치 어느 하나 납득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태원 참사·잼버리 파행을 막지 못했고, 고위공직자 누구 하나 책임을 지지도 않았다. 국회 다수인 야당과 협치는 언감생심이고, 대통령은 2명의 여당 대표를 쫓아내며 당 장악에만 골몰했다. 그러니 국회에서 입법으로 국정 뒷받침이 되겠는가. 정치 실종 공백은 검찰 통치와 시행령 국정으로 메웠다. 고물가로 민생은 시름하는데 부자감세만 고집해 재정은 큰 구멍이 났다. 이념 편향 속 미·일 편중 외교로 중·러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한반도 위기에도 외교적 수단은 상실했다. 독단·불통으로 ‘무도’하고, 민생·경제에 ‘무능’하고, 안전과 정치적 책임에 ‘무책임’하다는 유권자들 분노가 괜한 것이 아니다. 총선 앞에 강행한 24차례 민생토론회와 ‘런종섭 사태’ ‘대파 875원’ 발언은 민주당 공천 파동에 화내던 유권자들조차 돌아서게 했다.

여당 책임도 크다. 대통령실이 독선으로 일관할 때 여당은 무엇을 하였는가. 용산 눈치를 보고 하명을 기다리며, 뒤편에서 제 잇속 챙기기에만 골몰하는 ‘용산출장소’ 소리를 듣지 않았나. 여당이 민심을 전하고 정부를 견제하는 최소한의 역할을 못할 때 정치·민생이 얼마나 심각한 기능부전에 빠지는지 국민은 똑똑히 지켜봤다. 선거운동 막판 “한 번만 기회를 달라”던 읍소조차 염치없는 일이었다.

압승한 민주당은 자만을 경계해야 한다. 공천 파동과 사당화 논란 등 수권 정당으로서 얼마나 국민들에게 각인됐는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조국혁신당도 정권심판 표심의 수혜는 총선까지임을 알아야 한다. 정치 양극화의 완충을 해야 할 녹색정의당 등 제3지대 정당 공간이 크게 축소된 점은 걱정스럽다.

32년 만에 신기록을 세운 67%의 투표율(잠정)은 시민의식의 빛나는 성과다. 정책이 뒷전이고 막말이 난무한 선거에도 높은 투표율은 이 국정과 정치가 더 이상 악화해선 미래가 없다는 유권자의 절박감 때문일 것이다. 우리 사회는 민생·경제, 외교·안보, 통합의 3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여야는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민심이 명령한 정부·여당의 환골탈태가 출발점일 것이다. 윤 대통령은 민심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국정 기조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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