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당 친윤 비대위, 또 ‘용산바라기·당심 전대’ 할 건가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13일 당사에서 열린 첫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13일 당사에서 열린 첫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13일 공식 출범했다. 4·10 총선 참패 후 33일 만이다. ‘황우여 비대위’는 7인 체제인데, 그중 6명이 친윤(친윤석열) 인사다. 아무리 두 달짜리 ‘관리형 비대위’라 해도 총선 패배에 책임을 져야 할 친윤 세력이 뒤로 빠지기는커녕 지도부 전면에 배치된 것이다. 혁신은커녕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기로 작정한 것인지 묻게 된다.

지명직 비대위원 4명 중 계파색이 옅은 김용태 당선인을 뺀 유상범·엄태영·전주혜 의원이 친윤이다. 당연직 비대위원인 추경호 원내대표와 정점식 정책위의장도 친윤이다. 핵심 당직인 사무총장도 친윤 성일종 의원이 맡았다. 3040 험지 낙선자 모임인 ‘첫목회’를 비롯한 비주류·원외 인사들은 철저하게 배제됐다. 여당은 비대위원 인선에서 지역 안배를 고려했다고 설명하지만 ‘눈 가리고 아웅’이다. 국민 눈에는 친윤이 또다시 당을 장악한 것으로 비칠 뿐이다.

총선에서 국민은 윤 대통령 눈치만 보면서 당을 ‘여의도 출장소’로 만든 국민의힘을 심판했다. 그렇다면 친윤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자중하는 것이 옳다. 당을 쇄신하겠다면 윤 대통령과의 수직적 관계를 청산하고 건강한 관계로 만드는 것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그런데 그간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쓴소리 한번 한 적 없고, 앞으로도 용산이 시키는 대로 할 사람들이 당을 이끌게 됐다. 황우여 위원장은 이날 첫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은 우리 당이 하루빨리 환골탈태하는 쇄신을 마치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쇄신은 말로 하는 게 아니다. 이런 친윤 지도부의 면면을 보면서 변화를 기대하라는 것이 어불성설이다.

비대위의 가장 큰 임무는 전당대회 준비다. 100% 당원투표로 뽑는 전대 룰을 고쳐 국민 여론을 반영하는 당헌·당규 개정은 그 첫걸음이다. 하지만 현행 룰을 유지하려는 친윤일색 비대위에서 민심 반영은 물 건너갈 공산이 크다. 전주혜 의원과 정 정책위의장이 경선 룰을 당원투표 100%로 바꿨던 2022년 ‘정진석 비대위’ 출신이니 더 두고 볼 것도 없을 것 같다.

여당의 22대 국회 의석은 108석이다. 야당의 협조 없이는 법안 하나 만들 수도 없다. 여당은 민심을 등에 업고 거대 야당을 상대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도 국정기조를 바꿀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여당마저 민심을 헤아리지 않고, 윤 대통령만 쳐다본다면 국민들로부터 처절하게 외면받을 것임을 각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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