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일극주의’로 가는 민주당 건강한가

14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사무실 외벽에 붙은 22대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경선 공고문에 조정식·정성호 의원의 사퇴 사실을 알리는 도장이 선명하게 보인다.  경선은 오는 16일 추미애 당선인과 우원식 의원 간 양자 대결로 치러진다.

14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사무실 외벽에 붙은 22대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경선 공고문에 조정식·정성호 의원의 사퇴 사실을 알리는 도장이 선명하게 보인다. 경선은 오는 16일 추미애 당선인과 우원식 의원 간 양자 대결로 치러진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 ‘일극체제’가 뚜렷해지고 있다. 당내 인사도, 정책도, 국회 운영도 ‘명심’(이 대표 의중)만 있을 뿐 다른 목소리는 실종됐다. 국회의장 유력 후보 입에서 “명심이 민심”이란 ‘이비어천가’가 흘러나올 정도다. 견제·균형에 기반한 다양성이 자취를 감추고 있는 민주당 앞날이 걱정스럽다. 22대 국회 192석 거야의 중심이 될 민주당이 그에 어울리는 건강한 ‘공당’이 맞는지 묻게 된다.

‘명심’ 논란은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서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조정식·정성호 의원의 전격 사퇴로 친명계 후보가 교통정리 되면서 경선은 사실상 추미애 당선인으로 기울었다. 이 과정에서 친명 박찬대 원내대표가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정당 원내대표가 입법부 수장 경선에 관여하는 것도 부적절하지만, 사정이 이러하니 이 대표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추 당선인이 14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심이 곧 명심이고, 명심이 곧 민심”이라고 한 것이 이상하게 들리지 않을 지경이다. 박 원내대표가 무투표로 당선될 때도 이 대표가 낙점했다는 뒷말이 나왔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써부터 당내 인사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이재명 연임론’을 띄우는 것도 수상쩍다. 이 대표가 뜻이 있다면 경선에 나서면 그만인데, 굳이 연임론을 거론하며 ‘추대론’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는 것은 공당의 모습이 아니다.

당내에선 “자괴감이 든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없지 않지만 대다수는 이 대표의 기세에 눌려 침묵하고 있다. 이 대표는 ‘친명 횡재·비명 횡사’라고 비판받는 공천을 공천혁명이라고 자찬하는가 하면 당선인들에게 “당론 입법을 무산시키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내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발언을 거리낌 없이 하고 있다. 이런 판국에 누가 쉽게 나설 수 있겠는가. ‘이재명 사당화’나 ‘이재명 일극체제’ 논란은 이 대표가 자초한 측면도 크다.

다양성이 사라진 정당은 결코 건강할 수 없다. 이상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어렵고, 다수의 침묵 속에 견제장치 없이 폭주하기 쉽다. 내부 결집력도 오히려 손상되면서 당 전체의 역량도 약화된다. 권력이 오만하면 절제할 줄 모르게 되고 힘을 남용하게 마련이다. 민심은 그런 오만을 반드시 심판한다. “윤심이 곧 민심”(정진석 당시 비대위원장)이라던 정부·여당의 몰락을 지켜보고도 이 모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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