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VIP 격노설’ 들은 간부 또 있다는데, 김계환 침묵할 건가

‘VIP(윤석열 대통령) 격노설’을 직접 들은 해병대 간부가 더 있다고 한다. 23일 경향신문 보도 등에 따르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최근 조사에서 “작년 8월1일 김계환 사령관으로부터 VIP 격노 관련 언급을 들었다”는 해병대 고위 간부의 진술을 확보했다. 김 사령관의 VIP 격노설을 들은 사람이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만이 아니라는 얘기다. 박 대령은 언론 브리핑이 갑자기 취소된 7월31일 김 사령관으로부터 ‘VIP가 격노해 이렇게 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여러 차례 일관되게 진술했다.

VIP 격노설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쟁점이다. 김 사령관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지만 관련 증거가 계속 쏟아지고 있다. 공수처가 김 사령관의 휴대전화에서 참모들과 VIP 격노설을 언급한 녹취 파일을 확보했다는 전언도 있다. 파일이 공개되면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김 사령관은 그동안 박 대령과의 대질 조사도 거부했다. 떳떳하면 대질을 피할 이유가 없다.

VIP 격노설이 사실로 확인되면 박 대령은 죄가 없다. 거짓 증언을 한 김 사령관이 오히려 처벌을 받아야 한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물론이고 대통령실에 대한 강제 수사도 불가피하다. 윤 대통령은 격노설에 관해 해명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스스로 걷어찼다. 지난 9일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도 해병대 수사 결과에 격노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이런 일(순직 사건)이 절대 일어나면 안 된다는 질책성 당부를 했다”며 엉뚱한 얘기만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수사 외압의 ‘몸통’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대통령실이 해병대 수사단에 수사계획 관련 자료를 보내달라고 요청해 ‘수사계획서’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사건 기록 회수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국방부·경찰이 긴박하게 서로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도 확인됐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들이 수사 외압을 명시한 보고서를 제출했는데도 윤 대통령 추천 몫으로 상임위원이 된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이 이 안건을 기각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사건을 축소하고 진상 규명을 방해하기 위한 작업이 정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김 사령관에게 당부한다. 군인은 대통령의 부하이기 전에 국민의 부하다. 궁극적으로 충성해야 할 대상은 군 통수권을 대통령에 위임한 국민이다. 언제까지 침묵할 건가. 정직하게 당시 상황을 밝히고, 공수처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바란다. 그것이 순직한 채 상병에게 사죄하고, 군인으로서 명예를 지키는 일이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왼쪽 사진)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지난 21일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의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기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들어서고 있다. 문재원 기자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왼쪽 사진)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지난 21일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의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기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들어서고 있다. 문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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