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가 줄어도 가격 올리는 식품기업, 정부 보고만 있을 건가

롯데웰푸드가 다음달 1일부터 초콜릿 제품 17종의 가격을 평균 12% 인상한다. 가나초콜릿은 1200원에서 1400원으로, 빼빼로는 1700원에서 1800원으로 오른다. 회사 측은 국제 코코아 가격이 1년 새 3배 이상 뛰어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롯데웰푸드의 2024년 1분기 매출원가율은 전년 대비 4.21%포인트 줄고, 영업이익은 100.64% 늘었다. 전반적으로 원가 부담이 낮아지면서 수익이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민간 기업에 밑지면서 장사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요즘 같은 고물가 시기엔 기업도 가격 인상을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특히 원가 부담이 줄었는데도 가격을 올리는 것은 악덕 상혼이다. 최근 세계 곡물 가격이 고점 대비 30% 이상 떨어졌지만 국내 가공식품 가격지수는 되레 올랐다. 식품회사 20곳 가운데 16곳은 지난 1분기 매출원가 비중이 하락했다고 한다. 원가가 하락했다면 기업은 이를 반영해 소비자가격을 내려야 한다. 그런데도 요즘 거의 모든 식료품 가격이 도미노 상승을 하고 있으니 영문을 알 수 없다. 치킨과 햄버거 가격이 오르더니 올리브유 가격이 올랐고, 조미김과 간장·된장 가격도 줄줄이 인상 대기 중이다.

고물가로 국내 매출액이 늘고, 고환율로 국외 수출이 급증하면서 식품업계는 지난해 최고의 실적을 거뒀다. 코스피 상장 식품기업 37곳 중 23곳의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 이 정도면 식품 기업을 상대로 ‘횡재세’ 부과를 논의해야 할 판이다. 반면 치솟는 먹거리 물가에 가계는 등골이 휘고 있다. 특히 소득 하위 20% 가구는 지출 가운데 식비 비중이 31.2%까지 치솟았다. 2019년 1분기엔 27.9%였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 가구’ 비율이 지난 1분기 26.8%로 2019년 이래 최고를 기록한 것도 밥상 물가 상승 탓이다.

올 초만 해도 정부는 식품 기업들과 간담회를 열어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제품 용량을 몰래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물가 관리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총선이 끝나니 이마저도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 정부는 식품 기업들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시와 감독을 강화하고, 기업도 소비자 권익 보호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물가상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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