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억울한 죽음·항명죄, 채 상병 특검법은 21대 국회 책무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당선인들이 27일 국회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초선 당선인들이 27일 국회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이 21대 국회 종료를 하루 앞둔 28일 재표결에 부쳐진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지 엿새 만이다. 채 상병 특검법은 정부·여당을 심판한 총선 민심의 요구이자, 그 민심을 받드는 21대 국회의 마지막 책무가 되어야 한다.

채 상병은 지난해 7월19일 수해 현장에서 구명조끼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무리하게 실종자 수색 작업에 투입됐다 억울하게 죽음을 맞았다. 그러나 이후 10개월 동안 사고 책임자 처벌은커녕, 사고 책임자를 밝혀내려 했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항명 혐의로 기소됐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후 의혹의 핵심인 ‘VIP 격노설’을 뒷받침하는 새 정황들이 잇따라 공개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휴대전화에서 ‘VIP가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질책했다’는 취지의 녹음파일을 확보했고, 해병대 고위 간부도 윤 대통령의 격노를 들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그러자 여당 내에선 “대통령이 격노한 것이 죄냐”(성일종 사무총장), “격노했다고 수사대상인가”(전주혜 비대위원)라는 물타기성·적반하장식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 이런 말은 윤 대통령 격노 후 대통령실·국방부가 사단장 수사 이첩을 보류시키고 징계로 마무리하려 한 축소·은폐 정황과 배치된다. 살아 있는 권력인 대통령실을 예외 없이 공정하게 수사하려면 특검 도입을 피할 수 없다는 당위성도 커지고 있다. 여당이 윤 대통령 격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여긴다면 왜 박 대령에게 항명죄를 씌웠고, 지금도 특검을 못 받을 이유는 뭔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7일에도 “야당이 정치 사건으로 변질시키고 있다”지만, 특검법은 국민 70%가 지지한다. ‘공수처 수사, 후 특검’ 주장도 시간벌기로 비칠 뿐이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 17명 이상 찬성으로 특검법이 가결되지 않도록 내부 단속에 주력하고 있다. 총선 민심을 모르는 건지, 알면서도 거스르려는 건지 개탄스럽다.

21대 국회에서 특검법이 폐기되면 192석 범야권이 22대 국회에서 재발의할 예정이다. 정부·여당이 막으려 할수록 성난 민심을 마주할 게 자명하다. 특검법안에서 특검 수사기간은 70일이고, 윤 대통령이 연장해도 최대 100일이다. 석 달간 신속하게 사건을 매듭짓고 민생과 국정에 집중하는 게 여당이 선택해야 할 일 아닌가. 여당은 굴종적 당정관계 속에 ‘윤심’만 따랐던 과거를 깊이 성찰해야 한다. 당 지도부도 ‘특검법 반대’ 당론을 강제할 게 아니라 의원들의 자유·소신 투표를 보장해야 한다. 21대 국회는 채 상병 특검법을 가결해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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