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나온 윤 대통령 ‘수사 외압 통화’ 의혹, 청문회서 밝혀라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 천마아트센터에서 ‘동북아 첨단 제조혁신허브, 경북’을 주제로 열린 스물 여섯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입장하며 권혁수 사단법인 에너지산업진흥원 이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 천마아트센터에서 ‘동북아 첨단 제조혁신허브, 경북’을 주제로 열린 스물 여섯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입장하며 권혁수 사단법인 에너지산업진흥원 이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가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순직사건 조사 기록을 경찰에서 회수한 당일 윤석열 대통령이 개인 휴대전화로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뿐 아니라 임기훈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 신범철 국방부 차관과도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 그 후 임 전 비서관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통화했고, 유 관리관은 경북경찰청에 “사건 기록을 회수하겠다”고 통보했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수사 이첩 서류 회수에 전방위로 관여했다고 의심할 구체적 정황이 드러났다.

경향신문 등이 확인한 이 사건 관련자들의 지난해 8월2일 통화내역을 보면,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출장 중이던 이 전 장관에게 낮 12시~오후 1시 사이 세 차례 전화했다. 이어 오후 1시25분 임 전 비서관과 통화하고, 오후 4시21분쯤 장관 직무대행 중이던 신 전 차관에게 전화했다. 윤 대통령 ‘복심’으로 불리는 이시원 당시 공직기강비서관도 바삐 움직였다. 그는 낮 12시14분, 오후 1시21분 임 전 비서관과 통화했다. 이 전 비서관, 윤 대통령과 통화한 임 전 비서관은 1시42분 유 관리관과 통화했고, 유 관리관은 9분 뒤 경북경찰청에 사건기록을 회수하겠다고 통지했다.

이날은 수사 외압 의혹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날이다. 이첩 보류를 지시받은 박정훈 전 수사단장이 사건기록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하자 이 전 장관은 박 전 단장을 항명 혐의로 수사하라고 국방부 검찰단에 지시했고,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보직 해임을 통보했다는 게 박 전 단장 측 주장이다. 오후 7시20분쯤엔 국방부 검찰단이 경북경찰청에서 사건 기록을 회수했다. 통화내역은 박 전 단장 보직 해임과 항명죄 수사 개시, 사건기록 회수의 전 과정에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 한 통로가 ‘윤 대통령→국방부 장차관’ ‘윤 대통령→임 전 비서관’의 통화였고, 다른 통로가 ‘이 전 비서관→임 전 비서관→유 관리관’으로 이어지는 실무 라인의 통화였을 개연성이 보인다.

대통령실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사건기록 회수 등의 최종 실무를 담당한 사람도, 대통령실이 무엇을 어떻게 관여했는지 가장 잘 알고 있을 사람도 유 관리관이다. 유 관리관은 21일 이 전 장관 등과 국회 법사위 ‘채 상병 청문회’에 출석한다. 유 관리관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이 청문회에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기 바란다. 그것이 꽃다운 목숨을 억울하게 잃은 젊은 해병대원에게 할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다. 통화내역 등 잇단 정황이 윤 대통령의 수사 외압 의혹을 가리킨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을 거부한다면 수사회피용 거부권 사유화라는 거센 반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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